수익성 악화에 비용절감 사활거는 카드사들… “줄이고 또 줄이고”

체크Focus / 손규미 / 2025-01-14 14:12:57
가맹점 수수료 지속 인하로 카드사 수익성 빨간불… 이에 따른 비용 절감 움직임 본격화
내부 비용 감축, 소비자 혜택 축소 등 연일 마른 수건 짜기… 당분간 긴축경영 이어질 것
▲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카드사를 둘러싼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비용 절감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도 업황이 어둡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되면서 인력 감축, 혜택 축소 등 카드사들의 '마른 수건 짜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 사이에서 희망퇴직이 확산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해 12월 초 1968~197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62명의 희망퇴직을 확정했다. KB국민카드도 최근 희망퇴직 절차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여만에 단행된 희망퇴직이다. 하나카드 또한 지난 6일부터 1969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도 희망퇴직을 검토 중에 있다.

카드사들은 표면상으로는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력 구조개선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의 차원이라는 시각이 크다. 경영 불안성이 커지면서 인력 감축을 통한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연초부터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선적으로 카드사 수익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신용판매 수익이 갈수록 감소하면서 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판매 부문의 경우 가맹점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금융당국은 오는 2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한다. 지난 연말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은 0.1%p, 연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0.05%p의 카드 수수료율이 각각 인하될 방침이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0.1%p씩 인하된다.

금융위는 이번 인하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305만곳이 평균 8.7%의 카드 수수료를 경감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수수료 부담 경감 가능액은 3000억원 규모로 이에 따라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순이익은 2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기침체 장기화와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여파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 또한 수익성 악화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내수의 급격한 위축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말 특수가 사라지면서 지난 달 21~27일 간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1년 전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전 달 마지막 주와 비교했을 때 9.9%나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회복이 요연하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가맹점 수수료율의 반복된 인하에도 카드 사용량 증가에 따라 어느 정도의 수익 규모 유지가 가능했으나 최근의 민간소비지출 추이를 살펴봤을 때 카드이용실적 성장세가 한동안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카드론 등 대출자산을 확대하고 있으나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둔화에 따른 차주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자 우려한 대로 카드사들은 알짜카드 단종, 무이자 할부 축소 등 소비자 혜택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올해 1월 기준으로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비씨·현대·롯데·우리·하나) 중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카드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0월, 자금조달 여건이 다소 완화되면서 2년만에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했던 우리·BC카드는 4개월로 혜택 기간을 축소했고 신한·KB국민카드도 최대 5개월이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3개월로 축소했다.

소비자들에게 쏠쏠한 혜택을 제공해 왔던 알짜카드도 점점 단종되고 있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단종된 카드 수는 373건(신용카드 282건·체크카드 91건)으로 1년 전인 2023년 상반기 159건(신용카드 139건·체크카드 20건)과 비교했을 때 134.6%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는 있으나 경기 침체, 수수료율의 반복된 인하 등 경영악화 요건이 여럿 산재해 있다 보니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올해도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당분간 무이자 할부 및 고객 프로모션과 같은 소비자 혜택들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소비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노호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카드사들이 장기간에 걸쳐 점차 혜택이 많은 카드들을 단종시키고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부가서비스 부담을 축소하고 있는데 이는 안정적인 고객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카드사들이 공격적으로 실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르는 전략”이라며 “본업에서의 지속적 수익성 악화로 사업위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현명한 수익 확보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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