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수출플러스·무역적자 탈피, '반·차·선'에 달려있다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4-01-02 14:12:58
작년 수출 7.4%↓, 무역적자 99억 달러 아쉬움 속 올 전망 밝아
반도체, AI발 특수에 D램價 인상으로 수출 고성장 기대감 커
車, 전기차중심 강세 계속될 듯… 선박, 고부가船 위주 호조세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주력품목의 호조로 수출이 올해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연간 수출 전년 대비 7.4% 감소한 6326억9000만 달러. 수입 6426억7000만 달러에 무역적자 99억7000만 달러. 지난해 수출강국 대한민국의 아쉬운 무역 성적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앞이 잘 안보일 정도로 암울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방한 셈이다. 고금리와 인플레에 의한 글로벌 수요 위축과 강대국의 신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고무적인 것은 수출의 흐름이 갈수록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은 12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갑진년 새해를 맞아 수출전선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AI특수에 범용품 가격 인상… "반도체가 대세"

2022년 이후 대한민국 수출의 발목을 잡았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잔존한다. 진한 안개가 걷히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악조건을 딛고 우리 수출은 4분기에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하며 이제 재도약의 궤도에 확실히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수출 플러스 달성과 무역흑자 전환 등 수출 재도약의 희망을 갖게 하는 대표적인 근거는 핵심 수출주력 품목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수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른바 '반·차·선'(反車船) 업종의 동반 상승세가 뚜렷하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수출의 상승세는 이들 반차선이 주도할 것이 확실시된다.

 

▲AI 열풍에 HBM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 수출이 올해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반도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는 작년 상반기까지 전방산업의 수요침체에 가격까지 급락하며 '혹한기'에 비유될만큼 극한 침체의 늪에 빠졌었다.


상황이 급반전한 것은 3분기 이후 인공지능(AI)발 메모리 특수가 일어나면서부터다. 전세계적인 AI열풍에 힘입어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특수가 폭발하며, 다시 반도체가 대세임을 알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10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1.8% 증가하며 12월 전체 수출이 5.1% 늘어나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2023년 최대 실적 달성이자 2개월 연속 전달 대비 수출 증가다.


무려 1년 3개월 만의 100억 달러 돌파다. 압도적 수출 1위 품목의 위용을 되찾았음은 물론이다. 반도체 수출은 이제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본격적인 '업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올해 전망은 더욱 밝게하는 것은 무엇보다 K반도체가 세계시장의 90% 이상 독식중인 고가의 HBM 때문이다. 

 

HBM, HBM3 등이 캐파(생산능력)가 모자라 공급을 다 못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빅테크업체 간 경쟁 과열로 HBM 수요가 시장 전망치를 무색케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AI용 HBM과 DDR5 중심으로한 생산라인의 믹스 변경과 범용 메모리 감산효과까지 겹치며 D램, 낸드 등 일반 메모리 가격도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D램 가격을 10~15% 올렸고, 낸드플래시도 2분기까지 20% 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車, 수출 年 700억 달러 시대… "올해도 고공행진 전망"

여기에 삼성전자와 애플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용 '온디바이스AI' 시대가 열리면서 AI반도체 시장도 활짝 열릴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반도체 수출이 머지않아 월 150억 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12월 반도체 수출이 2022년 9월 이후 15개월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반도체 수출 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라며 “반도체수출이 ‘업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함께 올해 K수출의 재도약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효자 품목은 단연 자동차가 꼽힌다. 

 

자동차는 반도체 극한 침체기에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며 지난해 한해 수출을 먹여 살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가포르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된 현대자동차의 주력 수출모델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자동차는 지난해 내내 계속돼온 호조세를 12월에도 이어가며 지난해 사상 처음 연간수출 700억 달러(708억7000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보다 무려 31% 증가한 수치다. 18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세다.


올해도 자동차 수출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넘어 최대수출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K자동차의 확실한 텃밭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 미국 자동차 수출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동차 수출증가를 견인해온 전기차 수요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게 변수이지만 K자동차에 대한 글로벌 위상 변화에 따라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K자동차의 간판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아이오닉7, 캐스퍼 일렉트릭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전기차와 달리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차, SUV 등 K자동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차종을 중심으로한 믹스개선과 신시장 개척 기대감으로 올해 수출도 고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박 호황국면 지속할 듯… 고부가선박 압도적 지배력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자동차와 더불어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선박도 올해 수출을 주도할 대표 품목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선박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9% 증가한 219억7000만 달러로 또 다른 버팀목 역할을 맡았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이 극도로 부진할 때 선박이 전기차와 함께 큰 역할을 해줬다”며 "선박은 올해도 견조한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국내 조선 3사가 고가, 고부가의 특수 선박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데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특수선 발주량이 늘면서 업계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는 '캐파오버'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해 지난해 덴마크의 AP몰러·머스크에 인도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호. <사진=HD현대>

 

1일 영국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 수주 점유율은 24%로 중국(59%)에 크게 밀렸지만,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 점유율은 무려 80%에 달한다.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554만CGT 중 국내 조선업체가 441만CGT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3사는 현재 약 3년치의 수주량이 꽉 찬 상태여서 향후 2~3년간은 호황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정된 캐파를 '양보다 질' 위주로 바꿈에 따라 절대 수출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국내업체들의 높은 시장 지배력과 원자재비 상승을 이유로 선가를 인상한 효과가 수출실적 증가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망이다.


방 장관은 이어 “올해도 글로벌 고금리 기조, 미-중 간의 경쟁 등으로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 자동차·선박 등의 호조세를 기반으로 수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이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5.1% 증가한 576억6000만 달러, 수입은 10.8% 줄어든 531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44억8000만 달러 흑자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봉환 기자
조봉환 기자 토요경제는 사람과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