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 판매가 최대 73% 인상…식품·제지·철강 등 산업 전반 원가 부담 전가
공정위, 역대 최대 담합 과징금 부과…3년간 가격 재결정·보고 명령도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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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전분·전분당 제조사들의 장기 가격 담합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에 참여한 과점 사업자들은 원가 상승기에는 가격 인상을 서두르고, 원가 하락기에는 인하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식품·산업재 물가 전반에 미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대상·사조씨피케이(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전분·전분당 제조·판매 사업자가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7년 5개월 동안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7475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서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업체별 과징금은 대상 2341억4100만원, 삼양사 2103억4000만원, 사조씨피케이 2001억3200만원, CJ제일제당 1029억6500만원이다. 공정위는 지난 3월 검찰이 고발을 요청한 4개 법인과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고발 조치를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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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
전분당은 과자·빵·음료·빙과·맥주 등 식품뿐 아니라 골판지·인쇄용지·철강 등 제조업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국민 생활 물가와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인 만큼 정부는 2021년 4월부터 매년 200만 톤 안팎의 가공용 옥수수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국내 B2B 전분 시장의 95.7%, 전분당 시장의 86.4%를 차지하는 4개사는 정부의 관세 지원에도 장기간 담합을 지속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담합 기간 총 13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국제 옥수수 가격이 오를 때는 원가 상승분을 거래처에 신속하게 전가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공조했고, 반대로 옥수수 가격이 내릴 때는 거래처의 가격 인하 요구에 맞서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인하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
담합 방식도 조직적이었다. 임원급 모임에서 목표가격과 적용 시기 등을 큰 틀에서 정한 뒤, 팀장급 모임에서 품목별 목표 인상액, 거래처에 제시할 가격 변동 근거, 공문 발송 순서와 일자까지 세부적으로 조율했다. 이후 각 사가 합의한 내용대로 거래처에 공문을 보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대 회사 방문은 물론 우체국 동행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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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
가격 협상 과정에서도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특정 거래처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업체가 협상을 주도하고, 다른 업체들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목표가격 수용을 압박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공조로 4개사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국제 옥수수 가격 급등기에 전분당 판매가격을 담합 시작 시점인 2018년 5월 대비 최대 73%까지 끌어올렸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단순 과징금 부과에 그치지 않고 4개사에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이들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분당 제품 가격을 담합 이전 경쟁 수준으로 다시 정하고, 향후 3년 동안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전분당 시장이 지난 20여 년간 4개사를 중심으로 과점 구조를 유지해온 만큼 담합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 제재는 최근 설탕·밀가루·제지 등 생활·산업 필수 품목 담합 제재의 연장선에 있다.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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