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반도체·對中수출에 발목잡힌 수출...족쇄 풀 해법 없나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2-11-21 13:50:10
이달 수출 17% 감소세, 8개월 연속 무역적자 거의 확실해
30% 가까이 급감한 반도체와 데 중국 수출부진이 주요인
수입 감소에도 수출감소폭 더 커...특단의 정부대책 나와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 컨테니어가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 수출은 부진에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와 대 중국수출에 발목이 잡힌 수출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는 수출 주력품목이고,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다. 이런 점에서 이 두가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출전선의 잔뜩 드리워진 먹구름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이 정점을 찍고 최악의 상황에서 점차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수출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2월까지 무역적자를 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에따라 이달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400억달러에 이르고 연간 무역적자는 500억달러애 육박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까지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총 331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7% 줄었다.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하며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뒷걸음을 쳤던 수출이 이달까지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반도체 수출 4개월 연속 감소 확실시


만약 이달마저 수출이 줄어든다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이상 연속 수출이 감소하는 셈이다. 팬데믹으로 주요국이 출입국 봉쇄조치를 하는 등 전세계 경제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던 2020년 상황과 맞먹을 정도의 위기상황이라는 의미이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은 반도체이다. 수요위축과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세가 맞물리며 수 개월째 심각한 수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반도체는 이달에도 20일까지 무려 29.4%나 쪼그라들었다.


침체기를 넘어 '혹한기'로 불릴 정도로 반도체 업황은 사상 최악이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 수출은 이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가 거의 확실시된다.


파운더리 부문이 그나마 수출감소의 폭을 줄이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력품목인 메모리의 부진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철강(-18.8%), 무선통신기기(-20.6%), 정밀기기(-22.2%), 선박(-71.4%) 등도 대부분 감소했다.


삼성의 폴더블폰 열풍으로 반짝 강세를 보였던 무선통신 수출이 적지않이 줄어든 것과 제2의 호항기에 접어들었다던 선박 수출의 대폭적인 급감이 눈에띈다. 반면 승용차(28.6%)와 석유제품(16.1%) 등은 그간의 부진을 씻고 적지않은 수출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대 중국 수출이 28.3% 급감한 것이 전체적인 수출감소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다섯 달 연속 줄어들었는데, 이달에도 감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 제외 주요 교역국 일제히 수출 감소


반짝 상승한 미국(11.0%)을 제외하고 유럽연합(EU·-1.5%), 베트남(-14.4%), 일본(-17.9%), 대만(-23.5%) 등 대부분의 지역의 수출이 줄었다.


수입은 이달 20일까지 375억7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원유(19.1%), 가스(21.2%), 승용차(91.4%), 석탄(2.2%) 등의 수입액이 여전히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12.4%), 석유제품(-25.2%), 반도체 제조장비(-20.8%) 등은 크게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5억1천900만달러), 가스(30억2천600만달러), 석탄(13억1천4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98억5900만달러로 전년 동기(84억1천600만달러)보다 17.1%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3대에너지원의 수입액은 견고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입국별로는 EU(9.5%), 사우디아라비아(10.9%), 말레이시아(48.9%)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늘고 중국(-12.1%), 미국(-5.5%), 일본(-15.3%), 호주(-13.3%) 등은 줄었다.


특히 중국은 수출과 수입이 계속해서 동반하락하고 있는 눈길을 끌었다.이달 1∼2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7억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9월 흑자로 돌아섰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입이 줄어들었음에도 수출감소폭이 더 큰 탓에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4억18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던 것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한가지 위안거리는 전월 같은 기간(49억3200만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폭이 다소 줄었다는 점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23억5700만달러), 5월(-15억4천만달러), 6월(-24억5700만달러), 7월(-50억8500만달러), 8월(-94억100만달러), 9월(-38억1500만달러), 10월(-66억9800만달러)에 연속 적자를 기록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7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낸 바 있다.

 

정부의 전폭지원과 외교적 노력 뒷받침돼야


이에 따라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399억68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400만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천400만달러)보다도 무려 193억4400만달러가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천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 기록은 이미 확실해졌다. 연간적자 폭도 상황에 따라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때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길은 오로지 수출을 늘리는 길 뿐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우리 수출에 족쇄가 되어버린 반도체와 대 중국수출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위주에서 탈피, 비메모리 분야를 전략적으로 강화해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총체적 부진의 늪에 빠진 메모리와 달리 파운더리,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는 상대적으로 업황이 양호하다. 세계 최강의 파운더리업체인 대만 TSMC의 주식 시가총액이 메모리 최강인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는게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삼성, 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들이 최근들어 비메모리 부문의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의 보다 세심하면서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업계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정부는 반도체를 마치 경제안보의 중심으로 판단,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그 정도는 못되더라도 반도체가 우리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반도체 수출확대를 위한 기본 전략전술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 중국 수출을 다시 늘리는 부분도 부진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수출을 회복시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의 대 중국 수출 부진이 중국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미국주도의 칩4동맹 참여 등을 계기로 정치 외교적 원인으로 한-중간의 교역이 더 악화되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이와함께 수출 다변화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 등 잠재력이 큰 시장에 대해 치밀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지금보다 훨씬 더 늘려야한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마치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으로 판단해선 곤란하다"며 "정부와 업계, 그리고 관련단체가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악화일로의 수출상황을 충분히 급반전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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