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지분 매입한 ‘KAI’…지배구조 재편·민영화 가능성 다시 부상

산업 / 전인환 / 2026-03-24 13:31:19
한화 4.99% 지분 확보에 LIG넥스원 인수 검토설까지
경영 자율성 기대와 항공우주 생태계 훼손 우려 교차
“실리보다 산업 육성 관점의 정책 판단 필요”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 19일 김종출 사장 취임식을 열고 8개월간의 경영 공백을 끝내고 본격적인 경영 재정비에 나섰다. 최근 한화그룹의 지분 매입을 계기로 민영화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 한국형 전투기 KF-21/사진=KAI

 

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KAI 지분 4.99%, 약 486만4000주를 확보해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018년 보유 지분을 처분한 뒤 약 4년 만의 재진입이다.

LIG넥스원도 내부적으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KAI 인수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를 둘러싼 민영화 논의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향후 KAI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AI는 최대주주가 한국수출입은행인 만큼 정부 영향력이 큰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주주 구조가 KAI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정권 교체기마다 대표이사 선임 논란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민영화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사장 교체가 잦아 장기적인 연구개발(R&D)과 수출 전략의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항공우주·방산 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만큼, 현재 지배구조로는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반면 KAI 민영화에 우려를 나타내는 반대 목소리도 있다. 

 

KAI는 국내에서 완성형 항공기를 개발·생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업체인 만큼 민영화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정 민간 대기업에 KAI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국내 항공·방산 생태계가 한쪽으로 쏠리고 사업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KAI가 대기업 그룹에 편입돼 수익 중심 경영 기조가 짙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기술 개발보다 단기 수익성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KAI와 다른 업체들 간 협업 여지가 줄어들고, 그 과정에서 다른 기업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술과 사업 기반도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항공산업은 KAI가 완제기 개발·생산의 중심축을 맡고, 다른 업체들이 엔진·항공전자·부품 분야를 담당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KAI와 항공우주 업체들의 동반성장이 글로벌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 민영화가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민영화 문제는 단순한 실리 판단이 아니라 국내 항공우주 산업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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