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뜨고 네이버 지고"...대기업 경영평가 순위 지각변동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05-24 13:28:21
500대기업 경영평가서 기아 작년 5위서 3위로 도약
작년3위 네이버 13위 그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삼성 4년연속 1위, 현대차 2위 고수...현대차그룹 강세
▲기아가 CEO스코어 선정 500대기업 경영평가에서 3위로 급상승했다. 사지은 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글로벌 복합위기가 심화한 이후 경기침체와 공급망 위기 등으로 업종별로 부침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 변화는 500대기업 경영평가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 상위 500대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비금융기업 281곳을 대상으로 경영 평가를 실시한 결과 기아가 약진한 반면, 네이버는 톱10 밖으로 밀려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기아는 △고속성장 △투자 △글로벌경쟁력 △지배구조 투명 △건실경영 △일자리 창출 △양성평등 △사회공헌·환경보호 등 총 8개항목에 대한 종합 평가에서 3위에 올랐다.

■ 현대차그룹 두 자동차계열사 종합 2, 3위 석권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1, 2위를 고수한 가운데 기아는 기아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글로벌 경쟁력과 투자 등 전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800점 만점에 601.2점을 받아 작년 5위에서 3위로 점프했다.


기아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완성차부문 쌍두마차의 또다른 축인 현대차 역시 해외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 등 8개항목에서 고르게 후한 점수를 받으며 616.8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두 자동차 계열사가 500대기업 경영평가 2, 3위를 석권하며 최근의 강세를 입증했다.


대한민국 간판기업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이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음에도 투자,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전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덕택에 총670.0점으로 종합 1위를 유지했다.


깊은 '혹한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며 공격적 투자에 나선데다, 여전히 대기업중에선 가장 높은 글로벌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등에서 우수기업으로 평가 받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CEO스코어가 선정하는 국내 500대 기업 경영평가에서 4년 연속 올해의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CEO스코어는 지난 2017년부터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데이터를 평가, 발표하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지난해 800점 만점에 766.9점으로 평균 95점이 넘는 매우 우량한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는 최악의 실적부진 여파로 고속성장, 글로벌경쟁력 등의 항목에서 평점이 낮아진 탓에 작년에 비해 총점이 100점 가까이 떨어졌다. 다만 2위 현대차와의 격차는 작년 32.9점에서 이번엔 53.2점으로 좀 더 벌렸다.

 

▲네이버는 투자부문을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박한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3위에 13위로 추락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주요부문서 평점 하락 네이버, 10계단 '털썩'

최상위권에서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면, 네이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네이버는 지난해엔 지배구조 투명과 양성평등 항목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총 721점으로 종합 3위를 차지했지만, 이번엔 13위로 10위권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네이버는 전반적인 국내 빅테크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의 취약성이 드러난데다가, 투자를 제외한 거의 전 항목에서 평점이 떨어지며 종합 13위로 10계단 내려앉았다. CEO스코어가 세부데이터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네이버의 경쟁사인 카카오도 비슷한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8개 항목을 부문별로 구분하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연 독보적이었다. 삼성은 '불황때 투자하라'는 고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이어져 총체적 부진속에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은 지난해 설비 투자에 53조1267억원을, 연구개발(R&D)에 24조9292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80조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LG화학 역시 설비투자에 8조5737억원, R&D에 1조7800억원 등을 투자했다.


세계적인 종합배터리업체로 발돋움한 LG화학은 올들어서도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응한 대대적인 미국 투자에 나서는 등 공격적 투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과 LG에 규모면에선 미치지 못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양데 빅테크기업도 AI(인공지능)를 필두로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며 투자부문 우수기업에 포함됐다.

■ '정제마진 효과' 정유3사 고속성장 부문서 두각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선 현대차그룹 자동차계열사들이 가장 돋보였다. 특히 동종 업계 글로벌 1위 기업 대비 매출액 비중과 영업 이익률 격차를 비교한 글로벌 경쟁력 부문에서 기아가 선전했다. 기아는 영업이익률이 업계 1위 폭스바겐(7.92%)보다 0.44%p 높은 8.36%에 달한 것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삼성은 지난해에 비해 총점은 크게 떨어졌으나 4년연속 대기업경영평가 1위를 고수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일자리 창출 부문은 삼성, SK, LG의 핵심 계열사들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이 부문 우수기업엔 삼성전자를 필두로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I, LG디스플레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한 12만1404명을 고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역시 6.0%의 고용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속성장 부문에선 매출 10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GS칼텍스, 대한항공,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S-Oil),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유3사는 작년 국제유가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실적이 초고속 성장, 두각을 나타냈다.


또 지배구조투명 부분에선 SK, 지역난방공사, LG생활건강 등 우수기업에 선정됐고, 양성평등 부문에선 지난해 우수기업이었던 네이버가 이탈하고 롯데쇼핑, 신세계, 코웨이, 오뚜기, CJ프레이시웨이 등이 꼽혔다.


이 밖에 ESG열풍으로 최근 기업 경영의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떠오른 사회공헌·환경보호 부문에선 SK케미컬, 롯데정밀화학 등 화학업체와 SK텔레콤, KT 등 통신업체들이 우수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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