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혜택 커졌지만 조건도 복잡해졌다…플랫폼에 묶이는 소비자들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6-16 13:53:30
KB국민카드는 여행, 신한카드는 슈퍼쏠, 현대카드는 생활 적립…카드사 경쟁축 ‘혜택’에서 ‘락인’으로 이동

카드사들이 여름 휴가철과 플랫폼 개편을 맞아 할인·캐시백·포인트 적립 혜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겉으로는 소비자 혜택 확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사 앱과 금융 플랫폼 안에 고객을 오래 머물게 하려는 전략이 뚜렷하다. 카드 혜택 경쟁이 단순 할인에서 플랫폼 락인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 KB국민카드가 ‘ALL·YOU·NEED’ 광고 캠페인 신규 영상을 공개했다.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여름 휴가 시즌을 겨냥했다. 국내 숙박, 항공, 교통 업종에서 할인과 캐시백을 제공하는 여행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KB Pay 고객을 대상으로 7월 10일까지 ‘2026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와 연계한 숙박 할인 행사를 운영한다.

고객은 KB Pay 앱 내 트립비토즈에서 국내 숙박 상품을 결제할 경우 최종 결제금액 10만원 이상이면 10% 즉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 한도는 최대 3만원이다. 정부 지원 숙박 할인권을 먼저 적용한 뒤 KB국민카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항공권과 교통 혜택도 붙였다. 6월 30일까지 와이페이모어에서 KB국민 개인 신용카드로 국내선 항공권을 결제하면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8% 청구할인을 제공한다. 웹투어를 이용한 체크카드 고객에게는 국내선 항공권 결제금액의 최대 10%를 캐시백한다. 숙박과 철도·고속버스·시외버스 업종에서 체크카드로 합산 30만원 이상 이용하면 5% 캐시백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혜택은 최대 2만원, 선착순 500명으로 제한된다.

KB국민카드는 상품보다 캠페인 메시지도 강화하고 있다. 새 광고 캠페인 ‘ALL·YOU·NEED’는 ‘KB ALL point 카드’, ‘KB YOU Wish 카드’, ‘KB NEED Pay 카드’ 3종을 한 편의 영상에 담았다. 모델 김우빈을 앞세워 카드별 혜택을 스포츠 경기 장면으로 표현했다. 단순 상품 광고보다 브랜드 체계를 각인하려는 전략이다.

▲ 신한카드가 신한은행과 함께 오는 17일 ‘신한 슈퍼SOL(이하 신한 슈퍼쏠)’ 런칭에 맞춰 ‘신한카드 SOL Plan+(이하 쏠플랜 플러스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

 

신한카드는 플랫폼 결합을 전면에 세웠다. 신한은행과 함께 신한금융그룹 통합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쏠’ 출시에 맞춰 ‘신한카드 SOL Plan+’를 내놨다. 핵심은 카드 사용과 은행 거래를 묶어 포인트 혜택을 키우는 구조다.

쏠플랜 플러스카드는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최대 1.5% 기본 적립을 제공한다. 주유, 온라인쇼핑, 배달앱 등 생활 영역에서는 최대 5% 특별 적립을 제공한다. 전월 이용금액 100만원 이상이면 기본 1.5%, 특별 5% 적립을 월 6만 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신한은행 이용실적이 붙는다. 결제계좌의 일 잔액을 일정 기간 유지하면 OTT, 디지털 멤버십, 통신요금 정기 결제금액에 대해 월 최대 1만5000포인트를 제공한다. 카드 적립과 은행 실적 혜택을 합치면 월 최대 7만5000포인트다. 이 포인트를 신한은행 ‘SOL Plan 포인트박스’에 입금하면 10%를 추가 적립해 최대 8만2500포인트가 된다.

혜택은 크지만 조건은 촘촘하다. 전월 이용금액, 은행 잔액 유지, 정기결제 업종, 포인트박스 입금까지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혜택이 나온다. 연회비도 국내 전용 5만원, 해외 겸용 5만3000원이다. 소비자가 실제 체감 혜택을 따지려면 자신의 월 카드 사용액과 은행 거래 패턴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 ‘현대카드 ZERO Up(포인트형)’ 이미지.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단순성을 앞세웠다. ‘현대카드 ZERO Up 포인트형’은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1.2%를 M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온라인몰, 대형마트, 학원·유치원, 주유, 통신요금 등 주요 생활 영역에서는 10만원 이상 결제 시 2.4% 적립을 제공한다. 연회비는 3만원이다.

현대카드의 전략은 복잡한 제휴보다 대표 브랜드 강화에 가깝다. ‘현대카드ZERO’는 2011년 출시 이후 누적 발급 700만장을 돌파한 상품군이다. 현대카드는 기존 ZERO Edition3에 이어 ZERO Up 할인형과 포인트형을 갖추며 생활 소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세 카드사의 방향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KB국민카드는 여름 여행 수요를 KB Pay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와 은행, 슈퍼쏠을 묶어 그룹 플랫폼 이용을 늘리려 한다. 현대카드는 ZERO 브랜드를 앞세워 생활 소비 고객을 붙잡고 있다.

문제는 혜택의 실질성이다. 카드사들이 제시하는 최대 할인과 최대 적립은 대부분 조건부다. 프로모션 코드 입력, 전월 실적, 결제 경로, 선착순 제한, 월 적립 한도, 은행 잔액 유지 조건이 붙는다. 소비자가 광고 문구만 보고 선택하면 실제 혜택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플랫폼 경쟁이 불가피하다. 단순 카드 결제 수수료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행 예약, 간편결제, 은행 계좌, 포인트 관리, 정기결제까지 한 플랫폼에 묶어야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다.

결국 카드 혜택 경쟁의 본질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카드가 더 많이 할인해주느냐가 핵심이었다. 이제는 어느 플랫폼 안에서 결제하고, 포인트를 쌓고, 다시 쓰게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최대 혜택 문구가 아니라 실제 사용 조건을 따지는 계산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업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주사와 식품사업은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높였지만 패션사업은 대표를 교체했다. 백화점에는 신규 출점을 담당할 인력을 재배치했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성장 과제에 맞춰 책임자를 배치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29일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