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중기 시설자금 138조…정부 ‘생산적 금융’ 기업 현장으로

경제·금융 / 김지영 기자 / 2026-09-06 13:11:25
시설자금 137.8조, 운전자금보다 5.6조 많아
제조업 여신 140.8조…2030년 생산적 금융 300조 프로젝트와 맞물려
▲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행장 장민영)이 중소기업대출 270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공장과 설비 등에 쓰이는 시설자금으로 공급했다. 제조업 여신도 전체 중소기업대출의 52%를 넘었다. 이재명 정부가 금융자금을 생산·혁신 분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은행의 대출 구조가 정책 방향과 맞물리고 있다.

6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기업은행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중소기업대출 270조원 가운데 시설자금은 137조8070억원으로 51.0%를 차지했다. 운전자금 132조1930억원보다 5조6140억원 많다. 중소기업대출 전체도 지난해 말보다 8조1000억원 늘었고 시장점유율은 24.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설자금은 기업이 사업장과 공장, 생산설비 등을 확보할 때 쓰는 돈이다. 원재료 구입이나 인건비 등에 사용하는 운전자금과 다르다. 기업은행이 당장의 운영자금 공급을 넘어 중소기업의 생산능력과 성장 기반을 키우는 데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하고 있다는 점이 대출 장부에서 확인된다.

업종별로 봐도 제조업 비중이 두드러진다. 6월 말 제조업 중소기업대출은 140조7950억원으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도소매업 42조6510억원, 부동산임대업 32조5490억원을 크게 웃돈다. 시설자금과 제조업 대출은 분류 기준이 달라 합산할 수 없지만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금융의 상당 부분을 제조업과 생산 기반에 공급하고 있다는 흐름은 분명하다.

이런 자금 흐름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정책과도 방향을 같이한다. 정부는 부동산과 담보에 몰린 금융자금을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지역기업 등 생산적 분야로 옮기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생산적 금융 협의체를 가동하며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금융사의 자금 공급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여기에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속도를 내고 있다. 장민영 행장은 2030년까지 300조원 이상을 공급하는 ‘IBK형 생산적 금융 30-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첨단·혁신산업과 창업·벤처기업, 지방 중소기업을 주요 지원 대상으로 정하고 별도 태스크포스와 국민성장펀드 추진단도 꾸렸다. 생산적 금융 실적은 내부 경영평가에도 반영했다.

정부도 최근 정책을 실제 투자 단계로 옮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차세대 반도체와 첨단바이오처럼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8800억원 규모의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최대 16년 동안 자금을 공급해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기업은행도 중·저신용 중소기업의 투자 여력을 키우는 상품을 내놨다. 지난달 출시한 1조원 규모 ‘희망On 안심고정금리대출’은 기업당 운전자금 최대 10억원, 시설자금 최대 40억원을 지원한다. 금리도 최대 1.0%포인트 낮춘다. 기업이 금리 부담 때문에 투자를 늦추지 않도록 자금 조달 문턱을 낮춘 것이다.

기업 현장의 기대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9월 중소기업 업황전망지수는 84.8로 전월보다 4.8포인트 올랐다. 제조업은 7.0포인트 상승한 87.1을 기록해 개선 폭이 더 컸다.

기업은행의 270조원 중소기업대출에서 중요한 것은 규모만이 아니다. 137조8000억원이 시설자금으로 흘렀고 제조업에는 140조8000억원이 공급됐다. 정부가 금융의 무게중심을 부동산에서 기업과 산업으로 옮기려는 시점에 기업은행은 이미 공장과 설비, 제조업에 자금을 공급하며 기업의 투자 여력을 키우고 있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정책 구호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 자금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업은행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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