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한국산 전기차, '연 10만대 시대'...북치고 장구친 '현대車듀오'

체크Focus / 양지욱 기자 / 2022-11-30 12:48:00
완성차업체 5개사, 1~10월 전기차 내수판매 사상 첫 10만대 돌파
현대차그룹 점유율 95% 이상 차지...쌍용車 등 나머지3사는 미미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10만대 시대를 돌파했다. 3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 충전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국내에서 조립생산된 한국산 전기차의 내수 판매량이 연간 10만대를 돌파했다. 2015년 2500여대를 판매하며 국산 전기차가 내수시장에서 물꼬를 튼 지 꼭 7년만에 10만대 시장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전기차가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휘발유와 경유에 비해 유지비가 적게 드는 확실한 장점이 먹혀들고 있는데다가 정부 보조금 지원과 충전 기술 및 인프라의 발전 등 여러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빚어낸 합작품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산 전기차의 내수 판매량은 당분간 초고속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가격 급등에 유지비가 크게 적게드는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어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세계 1위 전기차업체 미국의 테슬라가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조차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입지가 흔들리고 있고 때문이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10월자동차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업체의 누적 전기차 내수판매량이 총 10만7783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0% 급증한 것이다. 현대차, 기아, 르노, GM,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국내 전기차 내수판매가 10만대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와 기아 합산 판매량이 97%이상 차지


테슬라, BMW, 벤츠, 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이미 10만대를 돌파했으나, 국산 전기차 기준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선건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업체별 10월까지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현대차그룹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가 총 6만573대를 팔아 1위에 올랐고 계열사인 기아가 4만4088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판매량은 총 10만4661대로 전체의 97.1%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듀오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 셈이다. 한국지엠(2497대), 르노(516대), 쌍용차(109대) 등 나머지 3개사의 판매량은 3%도 채 안되는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 제네시스의 GV60 등 현대차그룹이 자랑하는 전용 전기차 3모델이 국산 전기차 내수판매의 고성장세를 이끈 셈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EV6, GV60은 국산차의 익숙함과 AS의 강점, 특히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독보적인 아성을 무너뜨리며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내수 전기차시장에서 한국산의 비약적인 성장세는 내년에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로 지난 9월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6가 좋은 반응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기아가 야심차게 준비중인 EV9이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만대서 5년만에 10배 이상 성장


여기에 최근 인수합병을 깔끔히 마무리한데 이어 법정관리에서 탈피한 쌍용차가 경영정상화의 핵심 과제중 하나로 전용 전기차 모델 확대를 선언, 내년 이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차는 올 2월 최초 전용 전기차(SUV)인 코란도이모션을 내놨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쌍용차를 인수한 KG그룹이 대규모 자본유치를 통해 전기차부문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어서 다음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다만 국내 전용 생산시설이 없어 전기차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GM과 르노는 국산전기차 판매증진에 당분간 별다른 기여를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전기차의 시발점은 2015년이다. 2012년 출시된 테슬라의 '모델S'가 대성공을 거둔데 자극받은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인 전기차 개발에 착수, 2015년 2558대를 판매하며 대한민국 전기차제조 시대의 시동을 건 것이다.


국산 전기차는 2017년 1만3303대가 팔리며 '1만대 시대'를 열었다. 전기차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알리는 시그널인 셈이다. 이후부터 폭발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었다.

 

▲국산 전기차 내수 판매 추이. <그래픽+연합뉴스제공>
국산 전기차는 2018년 2만9441대, 2019년 2만9807대, 2020년 3만1356대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엔 성장폭을 더욱 키우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무려 136% 급증한 7만3873대까지 치솟았다.


올들어서도 전기차 바람은 계속됐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사상 초유의 경기침체가 우리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았으나, 전기차만큼은 예외였다.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단 10개월만에 1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전기차의 안정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취약한 충전 인프라라는 악재를 딛고 2017년 연 1만대에서 5년만에 10배이상 성장한 것이다.

 

경기호전 시 내년에 30만대 시대 열릴수도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올해 누적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13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대비 70%가 넘는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비록 작년보다 성장률 자체는 낮아졌지만, IMF와 금융위기가 소환될 정도의 경제가 총체적인 위기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의미있는 성장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신차구메자들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탓이다.


무선충전 규제가 풀리고, 다양한 간편 충전 솔루션이 등장하는 등 전기차충전 인프라가 크게 개선된 것도 국산 전기차 판매를 더욱 늘리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심화나 완화에 아랑곳없이 당분간 전기차 판매 호조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 반전한다면, 내년에는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연 30만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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