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은행, 15조 인천시금고 승부…운영력에 '금리·지역기여'가 변수

경제·금융 / 김지영 기자 / 2026-09-16 12:38:11
신한 20년 운영경험·지역망 vs 하나 청라 이전·지역기반 강화
신용·편의·관리능력 73점…금리 18점
점수차 제한 완화로 금리·지역기여 변별력 커져
▲ [인천광역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약 15조원을 관리하는 인천시 제1금고를 놓고 17일 다시 맞붙는다. 신한은 20년 가까이 축적한 금고 운영 경험과 지역 영업망, 하나는 청라 본사 이전으로 강화된 지역기반이 강점이다. 다만 실제 승부는 기본 경쟁력인 금고 운영능력을 전제로, 올해 변별력이 커진 금리와 지역 기여 조건에서 갈릴 전망이다.

16일 인천시와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17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제1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을 선정한다. 제1금고에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신청했다. 인천시금고 전체 관리 규모는 연간 약 17조원이며 이 가운데 제1금고가 약 15조원, NH농협은행이 단독 신청한 제2금고가 약 2조원이다.

평가표의 중심은 기본적인 은행 경쟁력이다. 금융기관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에 25점, 시민 이용 편의성과 금고업무 관리능력에 각각 24점이 배정됐다. 세 항목만 73점이다. 대출·예금금리는 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인천시 협력사업은 7점, 기타 사항은 2점이다.

신한은행은 이 가운데 운영능력과 이용 편의성에서 강점을 갖는다. 2007년부터 인천시 제1금고를 맡으면서 세입·세출 관리와 전산 시스템을 장기간 운영했다. 인천 지역 영업점도 50곳으로 하나은행 32곳보다 많다는 금융권 집계가 나온다. 지난 5월 서울시금고 경쟁에서도 1·2금고를 모두 확보해 공공금융 운영 경험을 다시 입증했다.

하나은행은 4년 전과 비교해 지역 기반이 크게 달라졌다. 하나금융은 지난 14일부터 청라 그룹헤드쿼터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지주·은행 등 10개 관계사 직원 약 2200명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이동하며 기존 인력까지 합치면 청라 상주 금융·IT 인력은 약 4000명으로 늘어난다. 그룹 의사결정 기능까지 인천으로 옮긴 만큼 지역경제와 고용, 세수 기여를 설명할 수 있는 기반도 커졌다.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에 따른 직·간접 경제유발효과를 향후 10년간 약 3조4000억원, 세수 확대 효과를 연간 23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숫자가 시금고 평가점수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4년 전과 비교하면 지역사회 기여를 입증할 재료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올해 승부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평가방식의 변화다.

인천시는 금리 관련 항목과 지역사회 기여 실적에서 은행 간 점수 차이를 일정 범위로 제한하던 기준을 완화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금리 평가도 MMDA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명확해졌다. 과거보다 각 은행이 실제로 제시하는 금리와 지역 협력조건의 차이가 평가점수에 더 크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18점이 걸린 ‘금리’가 접전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신용도와 재무건전성에서 대형 시중은행 간 격차가 제한되고 금고 운영능력과 시민 편의성에서도 각자의 강점을 확보한다면 예금·대출금리 제안 조건에서 발생한 차이가 최종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사회 기여 7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신한은행은 장기간 인천시금고를 운영하면서 지역 내 금융망과 협력사업을 축적했다. 하나은행은 청라 이전이라는 새로운 지역 투자 실적을 앞세울 수 있다. 신한에는 '기존 실적', 하나에는 '확대된 지역기반'이 각각 평가 대상이 되는 셈이다.

4년 전에는 신한은행이 1156.29점, 하나은행이 1085.26점을 받아 71.03점 차이가 났다. 당시 12명의 심의위원 점수를 100점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격차는 약 5.9점이었다. 다만 올해는 평가방식 일부가 달라져 이를 그대로 적용해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다.

결국 양측 모두 한 가지 강점만으로 승부하기는 어렵다. 신한은행은 장기간 쌓은 운영 경험과 지역 인프라를 실제 관리능력 점수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은행은 청라 이전으로 높아진 지역기여를 넘어 시민 편의성과 전산·금고 운영역량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최종 승부처는 '20년 신한'과 '청라 하나'라는 상징보다 평가표 안에 있다. 73점이 걸린 기본 운영역량에서 어느 한쪽이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 올해 변별력이 커진 18점의 금리와 7점의 지역기여가 마지막 점수 차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17일 심사는 두 은행이 운영능력과 가격조건, 지역기반을 얼마나 균형 있게 조합했는지를 확인하는 경쟁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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