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업용 부동산 부실 리스크 유럽 확산… 독일 금융 채권값 하락

기업분석 / 양지욱 / 2024-02-08 11:55:52
도이체 PBB, 채권·주가 급락에 예정 없던 성명… 충당금 늘려
▲ 미국 뉴욕 커뮤니티 뱅크<사진=연합뉴스>

 

금리상승 여파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발생된 부동산 리스크가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규모가 5600억달러(약 743조원)에 달하면서 관련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중소 규모 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CNN 방송은 이미 뉴욕과 일본 은행들에 타격을 준 이 문제가 이번 주 유럽으로 옮겨가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부동산 전문 대출 기관인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이하 도이체 PBB)는 최근 이와 관련한 문제로 채권값이 폭락했다. 주가도 이날 거의 6%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25% 떨어졌다.

회사 측은 이날 예정에 없던 성명을 내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 약세 때문에 대손 충당금을 2억1000만~2억1500만유로(3000억~3070억원)로 늘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현시점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의 “최대의 부동산 위기”로 표현하면서도 “재정 건전성 덕에 여전히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도이체 PBB 선순위 채권의 매각을 권유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 DBRS의 부사장인 소냐 포스터는 이 은행이 “우수한 위치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LTV(담보인정비율)에 초점을 맞춘 것이 어느 정도 하방에 대한 보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PBB에 대한 우려는 다른 은행들로 번졌으며, 독일 아레알 방크(Aareal Bank)도 채권값이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레알 방크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부실 대출이 전년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이체 방크도 지난주 실적 발표를 하면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한 충당금이 1년 전보다 4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현재 은행을 포함한 대출 기관들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고 부동산 소유 및 개발업체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자 충당금을 늘리고 있다.

데이터 분석회사 그린 스트리트는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올해 최대 1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린 스트리트는 보고서에서 “여전히 평가 가치가 너무 높다”며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대출 기관은 해를 입을 확률이 더 높고 결과적으로 일부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부동산 대출에 대한 리파이낸싱과 높은 공실률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음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 등급이 두 단계 하락하면서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됐다.

유럽에서는 스위스의 줄리어스 베어 그룹이 지난해 11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낸 오스트리아 거대 부동산 기업 시그나와 관련, 거액의 대출금을 탕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그나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벌여 왔으며, 미국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비롯해 초고층 빌딩이나 호화 건물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을 둘러싼 위험을 경고하면서 채무 불이행과 신용 손실로 끌고 갈 수 있는 “상당한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폴 반 데르 베스후이젠은 “미국과 유럽 대형 은행들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동산에 초점을 둔 소규모 독일 은행들은 약간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지급 능력 문제라기 보다는 수익성 문제 쪽”이라며 “그들은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으며 순수 소매 은행보다 예금 인출 사태 위협에 덜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티케하우 캐피털의 자본시장 전략 책임자인 라파엘 투인은 블룸버그에 “바닥이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상업용 부동산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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