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KB증권 1조 증자 효과 이제부터…이재근 '자본효율' 숙제

경제·금융 / 김지영 기자 / 2026-09-16 11:46:55
올해 증권에 1조7000억 투입…두 번째 1조원은 7월 납입
상반기 KB증권 순익 증가액, 그룹 전체 증가액 웃돌아
이재근 체제 평가 기준 ‘리딩뱅크’보다 자본 재배분 성과
▲ KB금융 전경[KB금융지주]

 

KB금융이 올해 KB증권에 1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재근 차기 회장의 첫 과제는 국민은행의 순위 경쟁보다 이 자본을 얼마나 높은 수익으로 바꾸느냐다.

16일 토요경제가 KB금융의 상반기 경영실적과 자본확충 내역을 분석한 결과, KB금융은 지난 2월 KB증권에 7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7월 1조원을 추가 납입했다. 회사는 이를 은행 등 핵심 계열사에서 창출한 자본을 성장성이 높은 증권 부문으로 옮기는 ‘전략적 자본 재배분’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KB금융 연결 기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7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KB금융 전체 순이익 증가액은 4489억원이었다. 증권 한 곳의 이익 증가폭이 그룹 전체 증가폭을 웃돈 셈이다. 일부 다른 계열사의 감소분까지 KB증권이 메웠다는 의미다.

다만 상반기 실적을 올해 전체 증자 효과로 봐서는 안 된다. 첫 번째 7000억원은 상반기 영업에 반영됐지만 두 번째 1조원은 6월 말 이후 납입됐다. 추가 자본이 실제 WM·기업금융·운용 등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만들어내는지는 하반기 이후 실적에서 확인해야 한다.

KB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44%까지 높아졌다. 은행이 벌어들인 이익을 다른 계열사로 나누는 수준을 넘어, 그룹 자본을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다시 투입해 수익원을 넓히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투입된 자본의 목적도 단순 외형 확대와는 다르다. KB금융은 KB증권의 자본력을 WM과 기업금융, 발행어음 사업 확대, 종합투자계좌(IMA) 등 자본시장 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자기자본이 커질수록 대형 딜과 모험자본 공급 여력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자본효율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앞으로 봐야 할 지표는 절대 순이익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자본을 1조원 이상 추가 투입하고도 이익 증가 속도가 자기자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수익성은 희석될 수 있다. 반대로 증권의 이익 규모와 ROE가 함께 유지된다면 KB금융의 자본 재배분 전략은 새로운 성장모델로 자리 잡게 된다.

이재근 후보도 지난 14일 “국내 금융그룹 중 1등이라는 게 이제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국민은행장을 지낸 그가 회장에 오르더라도 은행 순위에만 매달리기 어려운 이유다.

KB금융은 이미 상반기 순이익 3조8846억원으로 금융지주 선두를 지켰다. 차기 체제의 성적표는 현재의 1등을 유지하느냐보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시작한 자본 재배분을 얼마나 효율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KB증권에 추가 투입된 1조원의 성과는 이제부터 재무제표에 나타난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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