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결제 ‘T+1’ 로드맵 10월 공개…중앙일보 부도에 증권사 신용위험도 부각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6-23 13:08:08
금융위, 내년 10월 도입 목표로 결제 시스템 개편
한기평, 중앙일보 회사채·CP·전단채 모두 ‘D’ 강등
비비안, 250억원 유증 발표 뒤 이틀 연속 상한가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주기를 하루 단축하는 ‘T+1’ 제도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오는 10월 공개된다. 중앙일보가 발행한 기업어음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관련 채권을 보유한 금융회사들의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 주식시장에서는 비비안이 2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상한가로 직행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의 가장 큰 제도 변화는 주식 결제주기 단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점검회의’를 열고 현재 거래일로부터 이틀 뒤 결제하는 ‘T+2’ 체계를 하루 뒤 결제하는 ‘T+1’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오는 10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은 결제주기 단축 워킹그룹을 가동하고 있다. 현재 목표로 거론되는 시행 시점은 유럽연합과 영국의 전환 일정과 비슷한 2027년 10월이다.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투자자는 주식을 매도한 다음 영업일에 대금을 출금할 수 있다. 거래부터 결제까지 증권사와 청산기관이 부담하는 가격 변동 및 거래상대방 위험도 줄어들고 증거금과 청산기금 부담 역시 낮아질 수 있다.

반면 증권사들은 매매 확인과 기관투자자 거래 배분, 외환 조달, 증권 대차 등의 업무를 하루 안에 처리해야 한다. 해외 투자자는 시차와 원화 환전 문제로 결제 준비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증권사와 예탁결제원, 거래소의 전산 시스템 개편과 인력 확충 비용도 불가피하다.

금융위는 결제주기 단축과 함께 거래시간 연장도 추진한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14일부터 오후 4시에서 8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마켓을 신설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은 연말까지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장외거래에 적용할 단축 결제 인프라를 마련하기로 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문·결제 시스템 개편뿐 아니라 야간 운영 인력과 전산 장애 대응 체계를 동시에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중앙일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CCC’에서 ‘D’로 내렸다.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등급도 ‘C’에서 ‘D’로 강등했다. D등급은 원금이나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실질적인 채무불이행 상태를 의미한다.

중앙일보가 발행한 기업어음 220억원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뒤 채권자가 지난 18일 지급을 제시했지만 회사가 결제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해당 어음은 19일 최종 부도 처리됐고, 22일 중앙일보의 당좌거래도 정지됐다.

이번 등급 강등은 중앙그룹 관련 회사채와 기업어음, 대출채권, 유동화증권을 보유한 증권사와 금융회사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회사는 채권의 담보와 보증 구조, 회수 가능 금액을 다시 평가해 자산건전성 등급을 낮추거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앙일보뿐 아니라 JTBC와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회생절차 신청 및 채무불이행이 이어지고 있어, 금융회사들은 개별 회사가 아닌 그룹 전체의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익스포저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파악된 중앙일보 회사채 가운데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채권 잔액은 총 1370억원에 달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비비안이 유상증자 발표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비비안은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94% 오른 1만980원에 거래되며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비비안은 전날 장 마감 무렵 채무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약 2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428만8164주로 기존 발행주식 240만4344주의 약 1.8배에 달한다. 발행가격은 주당 5830원이며 신주는 골드300조합이 전량 인수한다. 조달자금 가운데 200억원은 기존 전환사채 상환에, 약 50억원은 운영자금에 사용된다. 납입일은 7월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25일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비비안은 지난 19일에도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해당 소식으로 22일 주가가 30% 오른 데 이어, 추가 250억원 조달 계획으로 이날 다시 상한가에 진입했다. 이달 발표된 유상증자 규모만 총 300억원이다.

시장은 대규모 자금 유입과 채무상환에 따른 유동성 개선 가능성에 먼저 반응했다. 다만 이번에 발행하는 신주가 기존 주식 수를 크게 웃도는 만큼 향후 주당가치 희석과 최대주주 변경, 인수 주체의 자금 납입 여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단기적인 상한가가 회사의 영업실적이나 기업가치 개선을 곧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증권업계는 한편으로 T+1 결제와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시장 인프라 전환에 대비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앙그룹 사태와 같은 기업금융 부실을 관리해야 한다. 비비안 사례처럼 재무구조 개선 기대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도 늘고 있어, 증권사의 신용위험 관리와 투자자 보호 역량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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