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자금 회전 빨라져 유동성 확대 기대
전산 인프라 개편 부담·반대매매 리스크 과제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결제 시스템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결제주기 단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자금 활용 속도가 빨라지는 기회가 열리는 반면 증권업계에는 대규모 IT(정보기술) 인프라 개편과 리스크 관리 부담이 동시에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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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주식은 오늘 팔았는데 왜 돈은 모레에 주냐”며 현행 결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같은 자리에서 “미국이 지난해 T(매매거래일)+1 체계로 전환했고 유럽도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국제 흐름에 맞춰 청산·결제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 체결 후 2영업일이 지나야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는 주식 매도 후 현금을 확보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며 매수 시에는 증거금만 먼저 낸 뒤 이틀 내 잔금을 치르는 ‘미수거래’가 활용돼 왔다.
투자자 입장에서 결제주기가 T+1로 단축될 경우 자금의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매도 대금을 하루 만에 돌려받게 돼 공모주 청약이나 종목 간 교체 매매가 더욱 신속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전체의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제도 개편이라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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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거래소 전경/사진=김소연 기자 |
반면 증권업계는 전산 인프라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결제 시한이 짧아지면서 착오 매매 정정과 데이터 대조 업무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해야 해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증권사가 배치처리(일괄처리) 방식으로 결제·청산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이를 실시간에 가깝게 전환하려면 시스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며 “IT 인프라 투자와 운영 인력 확충이 동시에 요구되는 만큼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수거래와 관련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결제 기한이 하루로 줄어들면 투자자가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미수거래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상환 기한이 앞당겨지는 만큼 자금 부족 시 증권사에 의해 주식이 강제로 처분 되는 반대매매 압박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제 기한이 하루로 줄어들면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시간이 단축되다 보니 미수거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제주기가 짧아지면 변동성에 대응할 시간도 줄어드는 만큼 반대매매가 조기에 발생해 투자자 손실이 빠르게 확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결제주기 단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2024년 5월 T+1 체계를 도입했으며 인도는 2023년 1월 선제적으로 전환을 완료했다. EU(유럽연합)과 영국, 스위스 등은 2027년 10월 동시 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일본과 호주 등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는 해외 사례 분석과 제도 도입을 위한 세부 과제를 검토하는 단계”라며 “향후 시스템 점검을 거쳐 단계적인 전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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