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대전 타임월드 왜 파나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9-15 11:03:29
2025년 법인매출 1071억…2022년 이후 21.9% 감소
2021년엔 부동산만 팔려다 무산…이번엔 점포 양도 논의
본사 상반기 영업익 275억 흑자…‘급전’보다 자본 재배치 주목
▲ 대전갤러리아타임월드 전경 [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김영훈 대표이사)가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신세계에 지역 1위를 내준 뒤 운영법인 매출이 3년째 줄어든 상황에서, 2021년 부동산 유동화보다 한발 더 나아가 대전 사업 자체의 보유 가치를 다시 따지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100% 종속회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김영훈 대표이사)는 대전 타임월드점 매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1일 노조에 타임월드점 양도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고 직원 설명회도 열었다. 한화갤러리아는 “현재로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매각 검토 배경에서 먼저 볼 숫자는 타임월드 운영법인의 실적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재무제표상 매출액은 2022년 1371억원에서 2023년 1282억원, 2024년 1195억원, 지난해 1071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21.9% 줄었다.

영업이익도 2022년 143억원에서 2023년 35억원, 2024년 4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26억원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다.

다만 이 매출액은 백화점에서 고객이 결제한 총매출과는 다르다. 수수료 매장 등을 회계기준에 따라 순액으로 반영한 운영법인의 재무제표상 매출액이다. 백화점별 총매출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상권의 변화도 뚜렷하다.

2021년 대전 유성구에 대전신세계 Art & Science가 문을 열면서 지역 백화점 경쟁 구도가 바뀌었다. 2022년 대전신세계가 8647억원, 타임월드가 7362억원의 총매출을 기록하면서 타임월드는 지역 백화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번 매각 검토가 처음은 아니다.

한화는 2021년에도 CBRE를 주관사로 선정해 타임월드 토지와 건물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자산을 판 뒤 다시 빌려 사용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백화점 영업을 계속하면서 부동산만 현금화하는 구조였다. 거래는 가격 조건 등의 문제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회사가 노조에 보낸 공문에는 ‘타임월드점 양도 관련 논의’가 언급됐고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분 전체를 넘기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한화갤러리아가 이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실제 지분 전체가 매각되면 부동산뿐 아니라 경영권도 함께 이전된다. 다만 매각 방식과 상대방,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검토를 한화갤러리아의 유동성 위기와 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7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1% 늘었다. 영업이익은 2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순이익도 43억원을 기록했다. 본업 실적만 놓고 보면 급박한 현금 확보를 위해 타임월드를 처분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약하다.

대신 자본 배분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서울 중구 순화빌딩을 2135억원에 취득했다. 회사는 사옥 확보와 중장기 자산가치 증대를 목적으로 밝혔으며 매입대금은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차입금 등으로 마련한다고 공시했다. 매입액은 2025년 말 연결 자산의 10.58%에 해당한다.

대전 사업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말 대전 유성구에서 운영하던 외부 VIP 전용 공간 ‘메종 갤러리아 대전’을 7년 만에 종료했다.

회사는 VIP 서비스를 새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타임월드 매각과 직접 연결할 근거는 없지만 대전 지역 자산 운영을 조정하는 시점과 매각 검토가 겹친다.

롯데쇼핑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의 관측이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임차 점포라는 점에서 자가 점포 확보 가능성이 제기됐을 뿐 양측이 협상을 공식 확인한 사실은 없다.

실제 거래가 경영권 이전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확정된다면 이번 결정의 성격은 2021년과 달라진다. 부동산만 현금화하는 수준을 넘어 한화갤러리아가 대전 사업의 자본을 다른 사업에 재배치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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