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3.5조 안전예산보다 중요한 ‘현장 작동’

산업 / 조민규 기자 / 2026-09-10 10:28:25
노동부, 9월 특별감독 전환…안전체계 전면 쇄신 요구
올해 세 차례 전 공장 생산중단
2분기 영업익 1조 돌파…안전이 생산 변수로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의 안전 문제는 투자액보다 현장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느냐로 좁혀지고 있다. HD현대가 조선부문에 2030년까지 3조5000억원의 안전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중대재해가 반복되면서 노동부가 특별감독에 들어갔다. 올해에만 세 차례 전 공장이 멈춘 만큼 안전은 생산과 납기까지 좌우하는 경영 변수로 커졌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전날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아 경영진에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18일부터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벌인 뒤 이달 1일부터 정식 특별감독으로 전환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면 엄정 조치하고, 이후 재감독을 통해 개선책이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노동부가 문제 삼은 것도 대책의 유무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류 본부장은 최근 중대재해가 잇따른 상황을 두고 "안전보건관리체계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경영진에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행 상황을 직접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안전투자 계획은 이미 나와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조선부문에 2030년까지 5년 동안 3조5000억원의 안전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시스템과 시설·설비를 정비하고 임직원 교육과 협력사 지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3조5000억원은 HD현대중공업 한 회사가 아니라 HD현대 조선부문 전체 투자액이다.

문제는 사고가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15일과 7월 21일, 7월 29일 세 차례 전 공장 생산중단을 공시했다. 중대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안전교육과 전 사업장 안전점검 등이 이유였다. 회사는 세 공시 모두 생산중단 영향으로 ‘생산의 일시적 차질’을 명시했다.

조선업에서는 이 문제는 더 민감하다. 수주한 선박을 정해진 공정에 따라 건조해 약속한 날짜에 인도해야 매출과 이익이 완성된다. 작업중단이 반복되면 안전 문제가 공정과 납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회사가 안전에 투입할 재무여력은 커졌다. HD현대중공업의 2분기 연결 매출은 6조3322억원, 영업이익은 1조3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2.7%, 120.6% 증가했다. 고선가 선박 매출 확대와 생산성 향상 등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실적이 좋아진 만큼 안전투자 비용 자체가 핵심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이미 마련한 예산과 제도가 위험공정과 협력사 작업현장까지 실제로 작동해 사고와 작업중단을 줄이느냐다.

노동부 특별감독도 이 지점을 겨냥한다. HD현대중공업에는 새로운 안전대책을 하나 더 내놓는 것보다 현재의 관리체계를 현장에서 작동시키는 일이 먼저다라는 얘기다. 수주 호황이 실적으로 이어지는 시기일수록 안전관리의 실패가 생산 차질이라는 비용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사안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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