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너무 비싸졌다…호황 다음 변수 '수요 저항'

산업 / 위아람 기자 / 2026-09-16 10:23:57
CSP 메모리 지출 비중 올해 47%→내년 68% 전망
2분기 D램 매출 59.5% 급증…3분기도 가격 상승 예상
PC·스마트폰 탑재량 조정…서버 확산 여부가 분기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다음 핵심 변수는 '메모리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느냐'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뛰면서 실적에는 힘이 붙고 있지만 부담이 커질수록 PC·스마트폰에 이어 서버 업체까지 탑재량을 줄일 수 있다. 지금의 호황이 이어질지는 AI 투자 속도보다 고가 메모리에 대한 고객의 '수요 저항'이 가를 전망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메모리 공급은 여전히 빠듯하다. 올해 2분기 세계 D램 산업 매출은 전분기보다 59.5% 증가한 154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AI 서버용 HBM과 고용량 RDIMM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재고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격도 오름세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부족이 가격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국면이다.

그러나 고객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자본지출 가운데 D램과 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47%에서 내년 68%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투자가 계속 늘더라도 메모리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면 같은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물량은 줄어든다.

가격 부담은 이미 PC와 스마트폰에서 나타나고 있다. 제조사들은 원가 상승에 대응해 일부 제품의 메모리 용량을 낮추거나 제품가격과 생산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관건은 이런 움직임이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메모리까지 확산하느냐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15일 메모리 원가 부담이 서버 시장의 수요 탄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낮췄다. 일부 AI 서버에서 HBM과 시스템메모리 탑재량을 당초 계획보다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당장 주문이 꺾인 것은 아니다. KB증권은 16일 주요 고객사의 HBM과 고성능 D램 주문에서 감소 조짐이 없으며 공급업체의 수요 충족률도 약 60%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는 물량 부족이 가격 부담보다 강한 단계라는 의미다.

두 전망의 차이는 결국 시점에 있다. 지금은 고객사가 부족한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주문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서버당 탑재량을 줄이거나 시스템 설계를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양면성이 있다.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키우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출하량 증가를 제약할 수 있다. 공급 부족이 만든 가격 상승이 다시 수요를 억제하는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앞으로 볼 숫자는 HBM 주문량만이 아니다. 서버 한 대당 메모리 탑재량이 줄어드는지, 장기공급계약 물량이 조정되는지, 빅테크의 메모리 구매비용이 CAPEX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디까지 올라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AI 투자가 계속돼도 메모리가 지나치게 비싸지면 수요는 움직인다. 공급 부족으로 시작된 가격 상승이 어디에서 고객의 수요 저항을 만나는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호황의 다음 분기점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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