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리스크에도 카카오페이 본업은 컸다…첫 흑자 뒤 1분기 매출 3000억 돌파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6-23 10:40:05
2025년 첫 연간 흑자·2026년 1분기 순이익 347억…법원 패소로 신뢰 회복은 새 과제
▲카카오페이 CI

카카오페이가 개인정보 국외 이전 소송에서 패소하며 규제 리스크를 안게 됐지만, 본업의 성장세까지 꺾인 것은 아니다. 재무제표상 카카오페이는 적자 핀테크에서 이익을 내는 금융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연간 흑자를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분기 매출 3000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문제는 성장성이 아니라 신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11일 카카오페이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개보위가 카카오페이에 부과한 59억68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이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정보 이전의 실질을 따졌다. 재판부는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정보 제공, 처리 목적과 의도는 알리페이와 애플의 서비스에서 활용될 NSF 점수를 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NSF 점수로 발생하는 이익은 오로지 애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향후 결제 능력과 신용도를 평가해 애플이 단건 청구할지 일괄 청구할지 결정하는 데 사용됐다”고 봤다.

기존 동의 범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카카오페이가 이용자 전체로부터 받은 개인정보 동의는 고객 식별, 본인 확인 및 인증, 요금 정산 등을 위한 것”이라며 “정보가 알리페이로 이전되고 NSF 점수 산출 등으로 사용되는 점에 대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은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애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에 대한 정보도 알리페이에 이전했다”며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이 무력화됐다고 판단했다.

판결만 놓고 보면 카카오페이에는 분명한 악재다. 간편결제 사업의 핵심 자산은 이용자 데이터와 신뢰다. 법원이 동의 없는 국외 이전 문제를 인정한 이상, 카카오페이는 항소 여부와 별개로 개인정보 처리 구조와 고지 체계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럼에도 사업 성적표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9584억원, 영업이익 504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557억원, EBITDA는 833억원이었다. 출범 이후 누적돼 온 적자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더 선명하다. 카카오페이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003억원, 당기순이익 3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7%, 순이익은 141.5%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결제, 금융, 플랫폼 부문이 모두 성장했다.

특히 금융 서비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금융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145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서비스는 국내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환율 효과로 137% 늘었고, 보험 서비스도 여행자보험과 휴대폰보험 등 주요 상품 수요에 힘입어 78% 성장했다. 카카오페이가 단순 결제회사를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 수익원을 넓히고 있다는 뜻이다.

결제 부문도 기반을 유지했다. 1분기 결제 서비스 매출은 1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었다. 온라인 결제와 오프라인 결제가 함께 늘었고, 외부 가맹점 거래도 확대됐다. 카카오 생태계 안에서만 도는 결제회사가 아니라 외부 결제망을 넓히는 플랫폼으로 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자회사 실적도 손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연결 실적 개선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판매 채널 다변화를 통해 적자 축소와 성장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결제, 증권, 보험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카카오페이의 현재 국면은 단순한 위기나 단순한 호재로만 볼 수 없다. 법원 판결은 신뢰 리스크를 키웠다. 그러나 실적은 본업의 체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정보 리스크가 회사의 평가를 깎는 요인이라면, 첫 연간 흑자와 1분기 최대 매출은 사업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요인이다.

카카오페이의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숫자로 증명했다. 이제는 그 돈을 버는 방식이 이용자 동의와 신뢰 위에 서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성장성은 확인됐다. 남은 것은 신뢰의 복구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첫 흑자’ 카카오페이, 신원근號 AI 전략 본격화…과제는 금융소비자 보호2026.04.01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리스크’, 11일 법원 판단에 달려2026.06.10
카카오페이, 개보위 소송 패소…‘알리페이 정보 제공’ 금융위 소송도 부담2026.06.11
[임종호 칼럼] 쿠팡은 털렸고 카카오페이는 보냈다2026.06.12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