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신세계프라퍼티 대표 내정…책임경영 시험대 오른다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6-10 11:25:44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그룹 쇄신 전면화
이마트 1분기 영업익 개선에도 매출·순익 감소 과제
스타필드 청라·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직접 챙긴다
▲ 정용진 신세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프로필 사진/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는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그룹 쇄신 요구가 커진 가운데, 핵심 계열사 경영 전면에 직접 나서겠다는 결정이다.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조치이지만, 동시에 이마트 본업 회복과 신세계프라퍼티 신사업 성과를 직접 검증받는 구조로 바뀌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정 회장이 신세계프라퍼티 각자대표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사회를 열어 정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천하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각자대표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올해 정기임원 인사에서 정 회장을 각자대표로 내정한 뒤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정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스타벅스코리아 논란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5월 18일 진행한 ‘탱크데이’ 마케팅으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부적절한 표현 논란에 휩싸였다.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고, 정 회장 명의 사과문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다.

문제는 책임경영이 선언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7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이후 14년 만의 최대 영업이익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연결 매출은 7조1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고, 순이익도 794억원으로 5.0% 줄었다. 영업이익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외형과 최종 이익이 함께 늘지 못한 셈이다. 가격 경쟁력 강화와 점포 리뉴얼 효과가 이어질지, SSG닷컴과 G마켓 등 온라인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속도를 낼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내정도 무게가 작지 않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청라 등 대형 복합개발 사업과 AI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계열사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리플렉션AI와의 업무협약 체결 과정에도 직접 참여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전문경영인 각자대표에는 이형천 전 개발본부장이 내정됐다.

다만 신세계프라퍼티 사업은 대규모 투자와 장기 회수 구조를 안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와 같은 복합개발 사업은 부동산 경기, 소비 트렌드, 임차 수요, 교통 인프라 등에 따라 성과가 갈릴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성장성은 크지만 전력 확보, 인허가, 투자비, 수익모델 검증이 필요한 사업이다.

이번 인사는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합작한 AG글로벌홀딩스, 당시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초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선임까지 마무리되면 정 회장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그룹 핵심 계열사는 3곳으로 늘어난다.

스타벅스코리아 신임 대표에는 신동우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그룹은 신임 대표의 주요 과제로 운영 체계와 내부통제 강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쇄신안 마련을 제시했다.

정 회장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신세계그룹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안긴다. 이마트의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스타벅스코리아 논란으로 흔들린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며, 신세계프라퍼티의 미래 사업을 성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임경영을 내건 만큼 향후 평가는 메시지보다 실적과 실행 결과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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