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지하철로 출근하기

문화라이프 / 정진선 기자 / 2025-11-27 10:05:39
지하철로 출근하기

                                         정진선


다행인 건

당산철교를 건넌다는 것이다

 

여의도 지나온 바람은

아침 햇살

비늘 되어 덮힌

강물을 빛나게 한다


그 아름다움을 보는 것은

내가

눈동자만 떠있는 사람임을 잊게 한다

 

물결

밀려가며

반짝이며 흘러가듯

나도

흘러가고

갈아타고 계단을 오른다

 

멈추어

정지할 수 있는 선택이

한낱 욕망이라는 것에 우울하다

 

자리에 먼저라는 순서는

오늘도 차지할 수 없는

미련이 버린 마지막 자존심이다


목적지를 모르면 견디지 못한다

참고 가는 것으로

나의 엉성한 걸음이

더 허술하게

봉급의 하루를 재촉한다

 

지하철은 어둠이 깊어

빛의 열림을

늘 강하게 보고 싶다

그러는 나를

다시

어둠 속으로 끌고 가

무심하게 
빌딩 그늘 밑으로 내보낸다

 

나를

노리개 삼아

옮기는 것을

모른 체한 지 오래다

 

토요경제 / 정진선 기자 sunsun3345863@hanmail.net

▲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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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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