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만달러 규모 수출협약·계약 체결
스마트농업·친환경 농자재 중심으로 동남아·오세아니아 공략
| ▲ 호주 농업박람회 참가 사진 [한국농어촌공사] |
국내 농기자재 기업들이 베트남과 호주 농업박람회에서 해외 판로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시장 중심으로 이뤄졌던 수출 지원이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다만 상담 성과가 실제 수출 확대와 장기 거래로 이어지려면 현지 인증, 유통망 확보, 사후관리 체계 구축이 과제로 남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베트남과 호주에서 열린 농업박람회에 한국관을 운영해 총 134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86만달러 규모의 수출협약과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호티앤애그리 베트남 2026’과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호트 커넥션스 2026’에 국내 농기자재 기업을 지원했다. 각 행사에는 국내 기업 10개사가 참여해 시설자재, 비료, 사료, 친환경 농자재 등을 선보였다.
베트남 행사에서는 현지 수입업체와 유통사, 농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79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상담 결과 수출협약 2건, 수출계약 1건, 합의각서 체결 등을 통해 총 61만달러 규모의 성과를 냈다. 호주 행사에서는 187건, 550만달러 규모의 상담이 진행됐고 25만달러 규모의 수출협약이 체결됐다.
이번 성과는 국내 농기자재 기업의 해외 진출 무대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은 농업 현대화와 스마트농업 도입 수요가 커지는 시장이다. 채소·과수·화훼 등 원예 분야의 생산성과 품질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시설자재와 비료, 친환경 농자재 수요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호주는 또 다른 성격의 시장이다. 대규모 농업과 기후 대응, 노동력 부족 문제가 맞물리면서 농업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 친환경 자재 수요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 농기계, 농업용 로봇, 기후 대응형 자재 등 고부가 농기자재가 진입할 여지가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농기자재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 내수 농업시장은 고령화와 농가 수 감소로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기존 수출 시장도 가격 경쟁과 현지 업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결국 스마트농업, 친환경 농자재, 시설원예 자재처럼 기술과 품질을 앞세운 제품군으로 해외 시장을 넓히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박람회 성과를 곧바로 수출 확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출 상담은 초기 접점에 가깝고, 실제 계약과 납품까지는 현지 인증, 가격 협상, 물류비, 사후관리, 현지 파트너 확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농기자재는 사용 환경과 작물, 기후 조건에 따라 성능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현지 실증과 기술 지원이 중요하다.
베트남과 호주 시장의 성격이 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 베트남은 가격 경쟁력과 현지 유통망 확보가 중요하고, 호주는 품질 기준과 인증, 내구성, 사후관리 역량이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같은 농기자재라도 시장별 전략을 달리해야 하는 이유다.
공사는 박람회 참가에 앞서 현지 농업 정책과 시장 동향, 진출 전략을 국내 기업들과 공유했다. 행사 기간에는 현지 구매기업과 국내 기업 간 상담을 주선했고, 박람회 이후에도 상담 결과 점검과 후속 협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미란 한국농어촌공사 스마트기술처장은 “국내 농기자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시장 정보 제공부터 상담 주선, 사후 지원까지 전 과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K-농기자재 수출의 과제는 일회성 상담을 실제 거래로 연결하는 데 있다. 베트남과 호주에서 확인한 수요를 기반으로 현지 실증과 파트너십, 사후관리 체계를 갖춰야 지속적인 수출이 가능하다. 농기자재 수출이 동북아 중심에서 동남아·오세아니아로 넓어지는 만큼, 앞으로는 단순 참가 실적보다 실제 계약 전환율과 장기 거래 확보 여부가 성과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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