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지수 ETF에 30조원…연금 투자금까지 ‘S&P500·나스닥100’ 쏠림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22 10:02:56
TIGER 두 상품, 관련 ETF 자산 절반 이상 차지
장기 적립식 수요가 성장 견인…미국 증시·환율 동반 노출은 유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관련 ETF 순자산 합계가 30조원을 돌파했다[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투자가 개별 종목에서 대표지수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미국 대형주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연금계좌를 통한 장기 적립식 투자 수요가 더해지면서 일부 대형 ETF로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22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종가 기준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순자산 합계는 30조990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의 자산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 전체 순자산의 절반을 웃돈다. 국내 투자자가 S&P500과 나스닥100 등 미국 핵심 지수에 투자하기 위해 맡긴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에 몰린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자금 유입은 이어졌다. 지난 21일까지 두 ETF에 들어온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총 5조337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 미국 대표지수 ETF 전체 개인 순매수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개별 상품별로 보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은 각각 국내 상장 S&P500·나스닥100 추종 상품 가운데 가장 큰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전체 ETF 순자산 순위에서도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미국 대표지수 ETF의 성장은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해외 주식 투자가 애플과 테슬라, 엔비디아 등 일부 인기 종목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대표지수 ETF를 장기간 보유하며 시장 전체의 성장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S&P500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기업 약 500곳에 분산 투자한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주가 급락 위험을 줄이면서 미국 경제와 기업 이익의 장기 성장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나스닥100은 금융사를 제외한 나스닥시장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기술주와 성장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S&P500보다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인공지능과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미국 성장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연금계좌의 성장이 미국 대표지수 ETF의 자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금 투자자는 단기 매매보다 장기 적립과 분산투자를 중시하는 만큼 대형 우량주를 묶어 놓은 지수형 상품을 핵심 자산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를 비롯한 특정 업종의 움직임에 크게 좌우되는 점도 해외 자산배분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국내 주식과 미국 대표지수 ETF를 함께 보유하면 투자 대상 국가와 산업을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미국 대표지수 ETF 시장의 성장을 촉진했다. 운용사들은 낮은 총보수와 거래 편의성, 추적오차 관리, 분배금 지급 방식 등을 앞세워 장기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다만 시장이 성숙하면서 자금이 이미 규모를 확보한 대형 상품에 더 빠르게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ETF는 순자산과 거래량이 클수록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좁아지고 대규모 거래가 상대적으로 원활해질 수 있다. 대형 상품으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배경에는 운용사의 브랜드뿐 아니라 유동성과 거래 편의성에 대한 투자자 선호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 대표지수 ETF가 장기 분산투자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격 변동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S&P500과 나스닥100 모두 시가총액이 큰 기술기업의 비중이 높아 대형 기술주가 동반 하락하면 지수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스닥100은 기술주 집중도가 S&P500보다 높아 금리 상승이나 성장주 가치평가 조정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누적 수익률이 높았다는 사실 역시 향후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환율도 국내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변수다. 환헤지를 하지 않는 미국 주식 ETF는 기초지수가 상승하더라도 원화 가치가 강해지면 원화 환산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원화 약세 때는 환율 상승이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두 상품에 3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모인 것은 미국 대표지수 투자가 일부 해외주식 투자자의 선택을 넘어 국내 장기 자산관리 시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향후 경쟁의 초점도 단기 수익률보다 보수와 유동성, 추적오차, 연금계좌 접근성 등 장기 운용 품질로 옮겨갈 전망이다.

김상율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은 미국 대표지수에 장기 분산투자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국내 투자자의 글로벌 자산배분과 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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