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도 ‘코어·위성’ 시대…TDF로 뼈대 세우고 커버드콜로 수익 보강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07 09:10:59
삼성운용, 글로벌·코리아 TDF 50대50 전략 제시
미래에셋 반도체 커버드콜은 상장 후 40.9% 상승
적격 TDF는 퇴직연금 100% 투자 가능…테마형 ETF는 위험자산 한도 적용
▲삼성자산운용이 하이브리드 TDF 전략을 제시했다[삼성자산운용]

 

연금 투자 방식이 하나의 타깃데이트펀드(TDF)에 자금을 맡기는 단계에서 여러 상품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TDF를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두고 국내 자산이나 반도체·커버드콜과 같은 전략형 상품을 추가해 환율 위험과 시장 변동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국내 자산 TDF와 반도체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는 기대하는 역할부터 위험 수준까지 전혀 다르다. 장기 연금 포트폴리오의 기반으로 활용할 상품과 단기 수익을 보강할 상품을 구분하지 않으면 최근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연금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TDF와 ‘삼성코리아EMP적격TDF 2060’을 각각 50%씩 편입하는 하이브리드 연금 전략을 제시했다.

글로벌 TDF를 장기 핵심 자산으로 유지하면서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코리아 TDF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성장과 분산 투자 효과를 확보하되 원화 자산을 함께 보유해 환율 변동 위험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코리아EMP적격TDF는 국내 주식과 채권, ETF 등 원화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해외 자산을 직접 편입하지 않아 환전이나 환헤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운용사 측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5월 국내 자산 투자 비중을 강화한 코리아 적격 TDF를 처음 출시했다.

글로벌 자산 위주의 TDF는 국가와 자산군을 분산할 수 있지만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원화 기준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은퇴 이후 생활비 대부분을 원화로 사용하는 국내 가입자로서는 연금 자산의 통화와 실제 지출 통화가 어긋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자산을 편입하면 이 같은 ‘구매력 미스매치’를 일부 보완할 수 있다. 원화 강세로 해외 자산의 환산 가치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도 국내 자산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퇴직연금 제도상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와 ETF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에서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지만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적격 TDF는 계좌 전체를 투자할 수 있다. 적격 TDF는 가입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삼성코리아EMP적격TDF 2060은 기존 증권·보험사 판매망에 이어 이날부터 NH농협은행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은행권 판매는 NH농협은행이 처음이다.

TDF가 연금 포트폴리오의 기반을 맡는다면 테마형 커버드콜 ETF는 수익률과 현금흐름을 보강하는 위성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ETF가 상장 이후 4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ETF’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ETF는 지난 4월 21일 상장 이후 7월 6일까지 수정 기준가격 기준 4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55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기 등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주요 기업에 투자한다. 반도체 주식을 보유하면서 개별 종목의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구조다. 공식 상품 정보 기준 퇴직연금에서는 위험자산 한도인 70%까지, 연금저축에서는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일반적인 커버드콜 상품은 콜옵션을 일정 비율로 지속해서 매도한다. 옵션 매도 대가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 이상으로 크게 오르면 추가 상승분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콜옵션 매도자는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정해진 가격에 기초자산을 넘겨야 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는 이러한 옵션 매도 비중과 행사가격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한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될 때는 옵션 매도 비중을 낮추거나 행사가격을 높여 주가 상승 참여도를 확대하고, 변동성이 커질 때는 옵션 매도 비중을 높여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종목 구성도 고정하지 않는다. 지난 5월 SK스퀘어와 삼성전기를 새로 편입하는 등 반도체 밸류체인 내 투자 대상을 조정했다. 반도체주 강세와 옵션 전략 변화가 맞물리면서 상장 초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의 자금도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상장 이후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6월 18일을 기준으로 이미 개인 순매수가 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월 15일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도 자금 유입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주식 옵션에서 발생한 프리미엄은 과세표준에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일반계좌에서도 분배금 전액이 금융소득으로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운용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40.9%라는 상장 이후 수익률을 장기 기대수익률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해당 성과는 상장 후 약 두 달 반 동안 국내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결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단기 실적이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 옵션 프리미엄이 일부 손실을 완충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 가격 하락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산업과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만큼 글로벌 TDF보다 가격 변동성도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당 ETF의 투자위험을 ‘2등급·높은 위험’으로 분류하고 있다. 7월 6일 기준 순자산은 약 9029억원이다.

월 분배금 역시 예금 이자처럼 확정된 수익이 아니다. 옵션 프리미엄과 주식 배당금, 펀드의 운용 성과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더라도 ETF 가격이 그보다 크게 하락하면 투자자의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결국 연금계좌에서 TDF와 커버드콜 ETF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TDF는 주식과 채권, 국내외 자산을 나눠 담고 은퇴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낮추는 상품이다. 장기 자산 배분과 변동성 관리가 주된 목적이다. 반면 반도체 커버드콜 ETF는 특정 산업의 상승 가능성과 매월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고위험 전략 상품에 가깝다.

삼성자산운용이 제안한 글로벌 TDF 50%, 코리아 TDF 50% 전략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반도체 커버드콜 ETF를 반드시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함께 편입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최근 상품 경쟁은 연금 투자가 ‘TDF 하나로 끝내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금 포트폴리오의 뼈대는 글로벌 또는 적격 TDF로 구성하고, 투자자의 위험 감내 수준에 따라 국내 자산 TDF나 테마형 ETF를 제한적으로 추가하는 코어·위성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연금은 단기 수익률 경쟁보다 은퇴 시점과 손실 감내 수준에 맞는 자산 배분이 우선이다. 상장 이후 수익률이나 월 분배금만 보고 테마형 커버드콜 ETF의 비중을 높이면 장기 연금 자산이 사실상 반도체 업황에 베팅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전용우 삼성자산운용 연금OCIO본부장은 “글로벌 분산 투자를 중심축으로 삼으면서 환율 위험 없이 국내 자산의 사이클 변화를 활용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시장 상황에 맞춰 종목 구성과 옵션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용한 점이 상장 이후 성과로 이어졌다”며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과 안정적인 분배를 함께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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