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억울한 LG엔솔, 수조원 쏟고도 공장 멈춘 사연(1부)

산업 / 이덕형 / 2025-09-11 09:55:45
하루 33억 손실…美 정책 리스크에 발목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HSI, 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미국 현지에서 사상 초유의 난관에 직면했다. 수조 원을 쏟아부어 건설 중인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전격 단속으로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LG엔솔은 “투자와 약속은 지켰는데, 단속으로 피해만 입는 억울한 상황”이 벌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단속으로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오하이오에 건설 중이던 LG엔솔의 4개 대형 공장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들어갔다. 장비 설치와 시운전에 투입된 한국인 기술자 300여 명이 구금되면서 현장은 텅 비었고, 공장 가동 준비는 사실상 멈췄다.

컨설팅업계 분석에 따르면 하루 약 2,400만 달러(33억 원)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순 인건비나 설비 지체 비용이 아니라, 생산 지연으로 발생하는 기회손실까지 포함한 수치다.

제도적 모순에 발목

LG엔솔의 억울함은 비자 제도에서 비롯됐다. 기술자 대부분이 ESTA 무비자나 B-1 비즈니스 비자로 입국했는데, 이는 본래 회의·출장 등 비노동 활동에 한정된다. 그러나 실제 공장 건설 과정에서는 한국 본사에서 파견된 고숙련 인력이 장비 설치를 직접 맡아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대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G엔솔 입장에서는 “정부 승인 받아 투자했는데, 같은 미국 정부의 단속으로 좌초”라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LG엔솔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현지에 수십조 원을 투입해 배터리 생산거점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보조금 혜택 축소, 금융비 부담 가중, 투자자 신뢰 하락이라는 삼중고를 맞게 됐다.

특히 단속 장면이 공개되면서 한국 내 여론이 악화했고,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정책 리스크가 실체화됐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산업계·외교 변수 복합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불법고용 문제가 아니라, 미국 내 정책 기조와 글로벌 제조업 투자 확대가 충돌한 사례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가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현지 투자를 정면으로 가로막는 모순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고위급 외교 채널을 통해 사태 진정에 나섰지만, 공장 건설 일정은 이미 지연되고 있고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LG엔솔은 미국 현지에서 “수조 원을 썼지만 공장은 멈추고 손실만 쌓인다”는 최악의 딜레마에 빠졌다. 하루 33억 원씩 새는 손실을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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