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첫 뷰티 단독점에 약국…올리브영과 다른 '전문성' 승부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9-08 09:09:35
홍대 382평 매장 지하 1층 온누리약국…600여개 뷰티 브랜드 입점
성수 입점 브랜드 온라인 거래액 평균 35% 증가…오프라인 효과 확인
패션→뷰티→웰니스 확장…약사·고기능성으로 H&B 접점 확대

무신사가 첫 뷰티 단독 매장에 약국을 넣는다. 단순한 입점 매장 유치와는 다르다. 무신사의 고객 데이터와 온누리약국의 상품·약사 전문성을 결합해 제품 선정부터 상담까지 연결한다. 전국적인 점포망을 앞세운 기존 H&B 사업자와 같은 방식보다는 패션 플랫폼에서 쌓은 데이터와 오프라인 체험에 전문 상담을 붙여 뷰티 사업의 영역을 넓히는 실험이다.

 

▲ 무신사 뷰티 홍대점 렌더링 이미지 [무신사]

7일 무신사에 따르면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무신사 뷰티 홍대'를 연다. 무신사 뷰티가 독립 매장 형태로 내놓는 첫 점포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약 382평 규모로 600여개 뷰티 브랜드가 들어선다. 온누리약국은 지하 1층 전체 176㎡, 약 53평을 사용한다. 온누리약국은 전국 2200여개 가맹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협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약국이 단순 임차매장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사는 지난달 파머시 뷰티 분야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무신사 뷰티의 고객 데이터와 뷰티 트렌드 분석을 토대로 온누리약국이 취급하는 고기능성 화장품과 이너뷰티 상품 가운데 브랜드와 제품을 함께 선정한다. 약사가 상주하고 모발·두피 관리와 여드름·피부 트러블 등을 다루는 별도 공간도 운영한다. 화장품은 물론 관련 의약품도 온누리약국에서 상담받아 구매할 수 있다.

무신사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약국 자체보다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 변화다. 온라인에서 패션을 키운 무신사는 최근 오프라인을 단순 판매점이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시키고 다시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효과도 확인됐다. 지난 4월 문을 연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내 뷰티 상설 매장에 입점한 500여개 브랜드의 온라인 일평균 거래액은 입점 전보다 평균 35% 증가했다. 비교 기간은 입점 전인 1월23일~4월21일과 프리오픈을 포함한 4월22일~5월14일이다. 오프라인에 제품을 전시한 뒤 해당 브랜드의 온라인 거래까지 함께 증가한 것이다.


홍대점에서는 여기에 '전문성'이 추가된다. 신진·인디 뷰티 브랜드를 온라인에서 발굴하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써보게 하는 기존 방식에 약사의 상담과 고기능성·이너뷰티 상품을 결합한다. 화장품을 많이 진열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에 전문 상담을 끼워 넣는 구조다.

이는 국내 H&B 시장의 기존 강자인 CJ올리브영과 다른 접근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별도 매출은 3조33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7%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도 25% 늘었다. 이미 상당한 매출 규모와 온·오프라인 기반을 확보한 사업자와 무신사가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특정 상권의 대형 체험매장과 브랜드 발굴, 전문 상담을 결합하는 편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두 회사의 사업영역이 반대 방향에서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올리브영은 올해 웰니스 큐레이션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선보이며 뷰티에서 건강·웰니스로 범위를 넓혔다. 무신사는 패션에서 출발해 뷰티를 키우고 이번에는 약국과 이너뷰티까지 접점을 확대한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뷰티와 웰니스의 경계에서 사업영역이 겹치기 시작한 셈이다.

외국인 소비도 변수다. 올리브영은 올해 1~8월 국내 오프라인 매장 외국인 누적 구매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8월에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 오프라인 매출의 33%까지 올라갔다. 무신사 역시 지난 4월 개장한 메가스토어 성수의 2분기 판매액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약 44%에 달했다. 무신사가 공식 매장 안내에서 홍대를 '국내외 방문객이 모여드는' 상권으로 규정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결국 홍대점의 성과를 판단할 기준은 매장 매출만으로 보기 어렵다. 약사 상담과 고기능성 상품이 구매 전환율과 객단가를 높이는지, 매장에서 경험한 브랜드의 온라인 거래가 함께 증가하는지가 핵심이다. 성수에서 확인한 '오프라인 체험→온라인 거래 증가' 구조에 전문 상담을 더했을 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검증하는 첫 매장인 셈이다.

이 모델이 자리 잡으면 무신사는 전국에 대규모 점포를 빠르게 늘리지 않고도 주요 상권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뷰티 거래를 키우는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홍대의 '파머시 뷰티'는 화장품 판매 채널 하나를 추가한 것보다, 패션에서 구축한 플랫폼 운영 방식을 뷰티와 웰니스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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