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은행장 후보 추천권 은행에 열어…최종 선택은 지주

경제·금융 / 김지영 기자 / 2026-09-22 08:57:15
금감원 승계절차 지적 엿새 뒤 제도 손질
은행 임추위 후보군 정보 공유·추천권 부여
자경위 최종 후보 심의·압축 구조는 유지
▲ 신한금융그룹 사옥 [토요경제]

 

신한금융그룹이 연말 대규모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두고 신한은행장 선임 절차를 손질했다. 신한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선정 초기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추천권을 새로 부여한다. 다만 최종 후보를 심의·압축해 추천하는 권한은 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계속 갖는다. 인사권을 은행으로 넘긴 것이 아니라 지주 중심 승계구조에 은행 이사회의 참여 통로를 추가한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자경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12개 자회사 대표이사의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누가 연임하고 교체되느냐에 앞서 후보를 고르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데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임추위에 자회사 CEO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자회사별 CEO 자격요건도 구체화하고 세부 평가기준을 마련해 후보 심의에 활용한다.

기존 신한은행장 승계에서는 지주 자경위가 후보군을 관리하고 압축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은행 임추위가 해당 후보의 자격요건 등을 검증해 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은행 이사회가 승계계획을 점검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었지만 복수 후보를 직접 발굴해 지주에 제안하는 권한은 제한적이었다.

이번에는 그 앞단이 달라진다. 은행 임추위가 지주에서 정한 최종 후보를 검증하는 단계에만 머물지 않고 후보를 제시하는 과정부터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시점도 주목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임원회의에서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절차가 전반적으로 미흡하고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CEO 자격요건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이 없는 사례, 형식적인 상시후보군 관리와 불투명한 후보 압축·검증 과정 등을 문제로 들었다.

특히 지주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자회사 CEO 상시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거나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한 금융회사가 일부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했다.

신한금융의 제도 변경은 이 원장의 발언 엿새 뒤 나왔다. 후보군 정보 공유와 은행 임추위 추천권 부여, CEO 자격요건 및 평가기준 구체화 등 개선 내용도 금융당국이 문제로 제기한 부분과 상당 부분 겹친다. 다만 신한금융은 이번 조치가 금감원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관건은 추천권의 실제 작동 방식이다.

은행 임추위가 후보를 추천하더라도 최종 후보군을 심의하고 압축하는 주체는 신한금융 자경위다.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은행 임추위가 몇 명까지 추천할 수 있는지, 추천한 후보가 어떤 절차를 거쳐 지주 자경위의 심사를 받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개편의 실질적인 변화는 은행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가 지주가 관리하는 후보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지, 후보 압축 과정에서 은행 이사회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를 봐야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새 제도를 확인할 첫 인사가 대규모로 진행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전필환 신한캐피탈 사장, 이희수 제주은행장, 채수웅 신한저축은행 사장,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민복기 신한DS 대표, 김정남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임현우 신한리츠운용 사장, 박선배 신한벤처투자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연말 끝난다.

이 가운데 신한자산신탁과 신한리츠운용은 내년 1월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자경위는 통합법인 신임 대표 후보로 임현우 신한리츠운용 사장을 별도로 추천했다.

나머지 승계후보군은 자경위가 사전에 정한 일정에 따라 심의·압축한다. 최종 추천된 후보는 각 자회사 임추위 심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신한금융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12명의 연임·교체 숫자만이 아니다. 지주가 최종 후보 선택권을 유지하면서도 은행 이사회가 후보 추천 단계부터 실제로 참여하는 구조가 작동하느냐가 핵심이다.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 과정이 그 실효성을 처음 보여주게 된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잔고 28.1조…반년 새 14.3% 증가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수주잔고 28.1조…반년 새 14.3% 증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가 올 상반기 28조원대로 다시 늘었다. 국내 주택·인프라 부문의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한 상황에서 해외 플랜트와 에너지·산업시설이 신규 일감을 보완했다. 다만 2024년 말 수준까지 회복한 것은 아니다.17일 관련 공시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6월 말 수주잔고는 28조1491억원으로 지난해 말 24조6261억원보다 3

    2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에는 하루가 길다. 직원 급여와 상여금, 원재료 대금과 결제일이 한꺼번에 몰린다. 장부에 매출이 있어도 통장에 현금이 없으면 대표는 은행부터 찾는다. 그런 협력사를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석 전 지급일을 앞당기고 있다. 거창한 상생 구호보다 반가운 것은 빠른 입금이다.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응한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롯데·

    3
    KB·신한·하나·우리·NH, '비은행 효자'의 반전…중요한 건 '조달금리'

    KB·신한·하나·우리·NH, '비은행 효자'의 반전…중요한 건 '조달금리'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을 끌어올린 비은행 계열사가 하반기에는 조달 경쟁력을 증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증권·카드·캐피탈의 이익 비중이 커진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자금을 얼마나 싸게 조달하느냐가 그룹 수익성의 새로운 변수가 된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다.

    4
    넥써쓰, 원스토어 96% 쥔다…장현국이 옛 주주 품은 속내

    넥써쓰, 원스토어 96% 쥔다…장현국이 옛 주주 품은 속내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원스토어 지분은 96% 가까이 끌어모으면서 옛 주주들은 넥써쓰 주주로 다시 품고 있다. 경영권은 단순하게 만들되 원스토어를 함께 키워온 통신·플랫폼·게임 기업과의 이해관계는 끊지 않는 방식이다. 석 달 간격으로 똑같은 지분거래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속내가 읽힌다.18일 관련 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넥써쓰는 KT·LG유플러스가 보

    5
    현대차, 中차보다 먼저 낸 '美 입장료'…무뇨스가 진입조건 꺼낸 이유

    현대차, 中차보다 먼저 낸 '美 입장료'…무뇨스가 진입조건 꺼낸 이유

    현대자동차(대표 호세 무뇨스)가 중국차의 미국 진입을 앞두고 '조건'을 꺼냈다. 단순히 관세를 더 올려달라는 요구와는 결이 다르다. 현대차는 이미 공장과 부품, 배터리, 철강까지 미국으로 옮기며 시장 진입 비용을 선제적으로 치르고 있다. 중국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현지화와 규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가 다음 자동차 경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