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코빗 인수 추진…금융과 가상자산 경계 허무는 승부수

경제·금융 / 이덕형 / 2025-12-29 08:22:38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앞두고 선제 포석…증권·자산운용 넘어 디지털 금융 확장 시동
▲코빗 이미지/사진=홈페이지 갈무리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과 가상자산 산업의 결합이 한 단계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도권 금융이 직접 가상자산 거래소를 품는 사례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금융·가상자산 시장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국내 4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 주요 주주들과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인수 금액은 1000억~14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코빗 측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코빗의 최대주주는 넥슨 지주회사인 NXC로 45.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NXC 자회사인 심플캐피탈퓨처스가 14.95%, SK스퀘어가 31.55%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이들 주주 구성이 대폭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수 추진의 배경으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 시스템 안으로 편입되는 흐름 속에서, 단순 투자나 간접 지분 참여가 아니라 거래 인프라 자체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미래에셋그룹은 증권·자산운용·보험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그룹인 만큼,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코빗을 통해 단순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향후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송금, 디지털 자산 수탁·운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해 관리하던 기존 구도를 흔드는 시도로, 금융업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장도 만만치 않다. 금융지주나 대형 증권사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직접 보유할 경우, 규제 당국의 감독 방식과 이해충돌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해진다. 동시에 기존 가상자산 업계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는 셈이다. 

 

자본력과 브랜드 신뢰를 갖춘 금융그룹이 진입할 경우, 중소 거래소 중심의 시장 구조는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협력 관계를 강화한 사례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플랫폼 기업과 금융기업이 가상자산을 매개로 결합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향후 관건은 규제 환경과 미래에셋의 실행 전략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정비되느냐에 따라 인수의 실질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제도화 이후를 기다리기보다, 제도화 이전에 판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성사된다면 가상자산은 더 이상 주변 산업이 아니라, 대형 금융그룹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격상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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