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어릴 적 ‘만화로 된 학습백과’ 전집을 너무 좋아한 필자는 책이 닳아 표지가 떨어져 나가거나 귀퉁이가 다 뜯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읽은 기억이 있다.
20권으로 된 학습만화백과는 백과사전에 담길 만한 발명, 진화, 자연, 우주, 몸, 역사 등의 내용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화로 그려냈다.
만화백과에서 처음 알게 된 홈 자동화 시스템은 당시 미취학 아동이었던 필자에겐 충격이었다.
초인종을 누르면 현관 문 밖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 폰’도 신기해했는데 홈 자동화 시스템은 집밖에서 난방을 미리 할 수 있다고 했다. 말로 조명을 켜고 끌 수 있고, 샤워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세월이 지나 어릴 적 필자가 대단하다 여겼던 대부분은 이미 현실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건설 시공사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마트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도입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결합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조명, 난방, 가스, 방범 등 세대 내 기기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지난해 GS건설에서도 ‘자이 AI 플랫폼’을 도입했다. 이 플랫폼은 세대 내 월패드를 조작해 엘리베이터 호출, 로봇청소기의 작동, 가상인테리어, 공기청정시스템 연동, 보안까지 컨트롤 할 수있다.
SK에코플랜트에서도 지난해 인공지능 홈서비스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이 서비스 역시 입주자의 생활패턴을 습득해 입주자의 선호온도설정부터 재실 유무, 조명 조절, 콘센트 차단, 자동 환기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처럼 사물인터넷의 편의성과 보안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홈 시스템들은 얼핏 보기엔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고 문제는 없어 뵌다.
그러나 전문가의 견해는 다르다.
가천대 IT 융합 공학과에서 발표한 논문 ‘IoT 스마트 홈 네트워크 보안 취약점 분석 및 대응 방안’에서는 가정 내 냉장고, 청소 로봇, TV, 의료기기 대상의 악성코드 트래픽 공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 내에서 수집한 정보가 중앙에 집중되면서 사용자의 신원정보 유출이 쉬워진다는 취약점도 제기됐다.
개인정보 유출은 바로 피해자의 금융자산 탈취에도 악용될 수 있다.
GS건설의 경우 자이AI 플랫폼을 홍보하면서 "보안 기능은 단지 내 통신을 암호화해 가구별 방화벽을 설치, 인증시스템에 허가된 기기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 일부 전문가는 외부인터넷서 내부 홈 네트워크로 들어오는 입구에 방화벽이 설치되는데 해커가 한 세대만 뚫으면 모든 세대가 무장해제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보안이 확실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건설사들은 적용 범위를 늘릴 방침이다.
GS건설은 자이 AI 플랫폼을 2016년 이후 입주한 약 6만7000가구까지 확대 적용한다고 밝힌 상태다. SK 에코 플랜트 역시 개발 기술을 SK뷰 아파트 단지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부정적 시나리오를 써보자.
만약 내가 입주한 아파트에서 스마트홈 시스템을 사용하다 나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어떻게 하면 될까.
앞서 개인정보를 유출했던 금융기업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의 전례를 살펴보면 피해는 대부분 개인이 감당해야 했다.
일부 손해배상 명목으로 몇십만 원의 보상금이 쥐어지기도 했으나 ‘개인정보는 공공재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파트에서 불거지는 개인정보 유출은 그 정도가 다르게 보인다.
언제 잠드는지, 전기세는 얼마나오는지, 몇시에 집을 나섰는 지 등 사소한 생활패턴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있었던 카드사나 은행권 해킹보다 강력한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아파트 스마트홈 시스템을 빨리 도입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관련 보안규정과 피해 보상 대응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