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쌍용차 운명, 10년 만에 또다시 법원 손에

산업 / 김동현 / 2021-04-15 12:48:00
회생법원, 법정관리 개시…조사위원 보고서가 1차 관문
금융권서 '청산가치 높다' 분석 나오지만 실업자 2만명 양상 부담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손에 생사 여부를 맡기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15일 쌍용차에 대한 기업 회생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이다.


법원은 쌍용차가 기업 회생과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에 따라 그간 2차례에 걸쳐 회생 개시 결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매각 협상 대상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요구한 기한(3월 말)까지 투자 의향서(LOI)를 보내지 않았고, 이에 법원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일 쌍용차 채권자협의회 등에 회생 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수순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HAAH오토모티브와의 협상을 주도해 온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투자 유치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예 사장의 사임으로 회생 절차 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통상 회생 절차는 개시가 결정되면 채권자 목록 제출과 채권 조사, 조사위원 조사보고서 제출, 관계인 설명회, 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인 집회(회생계획안 심의·결의), 회생계획 인가 결정, 회생계획 종결 결정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법원은 일단 조사위원을 선임해 쌍용차의 재무 상태에 대한 정밀 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조사위원은 기업 실사를 진행해 쌍용차의 채무를 비롯한 재무 상태 등을 평가,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보고서로 내게 된다. 조사위원이 회생 절차를 지속하자는 의견을 내면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게 된다.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되면 청산 보고를 할 수도 있다. 기업 회생을 위한 1차 관문인 셈이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는 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 규모가 3700억원에 달한다는 점 등에서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쌍용차 파산으로 실업자 2만명이 대거 양산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청산보다는 존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를 통해 새 투자자를 확보하고 유상증자 등 투자계획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법원이 공개 매각을 진행하면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국내 업체 다수도 이미 쌍용차 인수 의향을 드러낸 상태다.


이에 법원이 쌍용차를 청산하기보다 공개 매각을 통해 새 인수 후보자를 찾고 회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공개 매각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유상증자 등의 투자 계획과 채무 조정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 법원은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채권단에 묻게 된다. 채권단이 동의해야 법원이 이를 토대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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