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세상에나

기자수첩 / 정진선 시인 / 2021-03-22 06:30:00

세상에나


정진선



양말을 신고 보니
이상하다
박음질이 거칠다

뒤집어 보니
실선이 깨끗한 게
정상적이다

그 정상적임과
뒷면의 이상함은 양면이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사랑하기에 이별을 만들게 되고
살아있어서 죽음을 들고 있고
돈을 벌면 쓰는 거고

세상일이란 게
한 면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거였구나




앞과 뒤가 다르다면 잘못되고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닐지도 모른다. 나뭇잎의 앞면과 뒷면이 다르다고 잘못된 것도 이상할 것도 없다. 각자 주어진 역할이 다르다. 해야 할 일도 다르다. 그렇게 되어야 나무를 키우고 살아남게 할 수 있다.

누군가 고단해야 누군가가 편안할 수가 있다.
문제는 그 고단함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특별해서 그 편안함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돈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문제다. 무엇인가 가진 인간의 일부가 이제 같은 인간조차 이용하고 쓸 수 있는 자원의 하나로 인식하는 그 순간 현대사회는 오래된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태양빛을 받는 부분이 있으면 그 반대편에는 그늘이 있다. 그것이 양면이고 또한 같음이다. 그러나 하나의 편함을 위해 아홉을 강제하여 힘들게 하는 부조화가 있다면 이는 정말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양면인 죽은 후 있는 것에 대한 생각도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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