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스탑, 나비효과 될까

기자수첩 / 김자혜 / 2021-02-03 16:33:31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미국개미들의 반란, 게임스탑 주가가 이틀 간 72% 폭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의기투합해 공매도 세력을 이겼다는 기쁨도 잠시, 주당 5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게임스탑은 현지시간 2일 현재 90달러까지 떨어졌다.


요인은 크게 두가지로 추정된다. 하나는 미국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의 게임스탑 주식매매 제한, 그리고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주식투자자의 은선물 시장 대이동이다.


로빈후드의 주식매매 제한은 2일부터 풀렸는데, 과연 다시 게임스탑의 주가가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게임스탑 사태는 영화사에 없어선 안될 '누벨바그' 운동과 닮은 구석이 있다.


누벨바그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누벨바그는 당시 무성영화나 유성영화를 본 세대들이 새롭게 시작한 저항을 의미한다.


1960년대 당시 프랑스의 영화잡지 '카예 뒤 시네마'에 글을 기고하던 칼럼니스트들은 기존의 영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 틀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자주 기고했다. 또 카페에 모여 토론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러다 이후 직접 현장에 나가 영화를 만들면서 작가 주의를 탄생시켰다.


미국 개인투자자들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 모였다. 이들 역시 기존 주식시장의 한계, 특히 공매도를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집단을 인식했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도발에 응했고 누벨바그 감독들처럼 주식시장으로 움직였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영차영차' 밀어올려졌다. 가격 하락에 베팅을 한 공매도 세력은 손실을 봤다.


그렇다면 누벨바그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영화 '네 멋대로 해라'의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에릭로메르 같은 새로운 감독들이 나왔다. 이들 누벨바그 감독들은 대형 상업주의 영화에서 다룰 수 없는 인간의 내면, 미적감각 등을 주목했다.


영화는 어렵고 난해하지만, 많은 영화학도에게 영감을 줬다.


지난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거머쥔 봉준호 감독 역시 누벨바그 기조를 이어갔다고 평가되는 프랑스 영화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을 평소 존경하는 감독으로 말한다.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홍상수 감독은 앞서 언급된 에릭 로메르 감독의 후계자로 손꼽힌다.


누벨바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기생충 오스카 수상도, 봉 감독도, 짜파구리같은 아이템도 세상에 없었을지 모른다.


한데 모였고 불합리함을 나눴고 행동한 게임스탑 개미들의 반란은 다가올 날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 우선 단기적으론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힘을 모아 거대세력에 대항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다만 누벨바그는 작가주의 감독들이 남다른데서 굴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냈다. 또 후대 감독들은 작가주의를 되새기고 쏟아지는 블록버스터와 자본에도 작가주의 생명력을 이어냈다.


게임스탑 사건을 이익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스쳐 지나가는 이벤트가 될 뿐이다. 철학 없는 행동은 그저 움직임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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