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3법, 의견 분분해도 "끝까지 간다"

산업 / 김자혜 / 2020-11-05 19:10:46
법전문가·상장회사협의회 "헤지펀드 악용 우려"
3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공정경제3법TF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공정경제 입법현안 공개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의 정기국회 통과를 앞두고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법주체와 시행대상인 기업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3일 입법현안 공개토론회를 열고 법률 전문가와 업계관계자의 찬반 입장을 받았다.


공정경제 3법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이다.


이 가운데 감사위원 분리선임은 같은 법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주제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은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1인 이상 선출할 때, 선출단계에서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임해 대주주로부터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에 뒀다.


또 감사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 적용되는 3%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정비해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등 합산 3%, 일반 주주는 3%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도록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에서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외국의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세력이 기업의 이사회를 장악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미국에서만 헤지펀드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가 1년 간 100명이나 이들이 기밀을 유출한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제도를 도입하고 범법행위를 하면 그들이 합당한 법적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정공법이다. 확률이 적은 일로 도입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의결권 3% 제한이 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주주의 의결권까지 제한한다고 보고 있다. 3% 초과 주식소유 범위를 산정할 때 최대주주와 다른 주주들과 차등을 둬,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펀드의 지분 쪼개기를 규제할 수 없어 투기펀드의 경영참여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에서는 사모펀드의 악용이 이미 시작됐다는 견해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사모펀드 외국계 펀드들이 3%룰을 악용해서 분산 공격하는 사례가 지난 10월 발생했다"며 "한 코스닥 상장사는 감사위원을 선임하는데 적대적인 사모펀드 키스톤피가 SPC사 5개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회사가 10.06%를 가지고 나머지 15%를 하면서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했다. 불과 한 달 전의 일"이라고 밝혔다.


금융사가 일반기업과 같은 제도권에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논리도 거론됐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는 금융회사가 감사위원 1명이상을 분리 선출 할 것을 요구한다. 사기업의 경우 영리를 추구해 구성원인 주주에 분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데,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기관 구성원리를 사기업에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산업은 수익구조 특성으로 인해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정당성을 얻고 있으나 정당성 근거는 사기업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와 법전문가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부와 민주당은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해, 정기국회 내 통과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동수 민주당 공정경제 3법 TF 단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공정경제 3법을 이번 정기국회 때 통과시켜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민주당도 이번에 정기국회에 입법 성과를 꼭 내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은 "국내 자본시장이 발전했고 개방돼 있어, 시장이 충분히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기업도 관리역량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당국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 대응해 불필요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주요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5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