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재편 가능성도…‘뉴 삼성’으로 돌파구 모색 전망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재계는 지난 2014년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인해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해왔던 만큼 ‘뉴 삼성’을 위한 행보도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사법리스크부터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이 부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단 사법리스크가 크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 농단 파기환송심과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법조계는 경영권 승계 재판은 내년 이후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파기환송심은 다음 달부터 재판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당장 26일에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참석 의무가 없는 데다 상중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불참할 예정이지만, 이 재판은 이르면 연내 선고가 이뤄질 정도로 속도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 회장 별세로 공식적으로 삼성의 미래를 짊어지게 된 이 부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게 된다면 경영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미중 분쟁을 비롯한 복합위기도 글로벌 기업인 삼성을 짓누르고 있다.
미중 분쟁의 핵심이 반도체, 휴대폰 등 IT분야에 집중되면서 삼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형국이다. 사업의 핵심인 반도체에서 메모리 부문 세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해 1위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삼성을 따돌리고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오는 2030년 반도체 전 부문에서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더욱 약진해야 하는 삼성 입장에서 숨 가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앞으로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선언한 ‘뉴 삼성’을 통해 위기 극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규모 ‘빅딜’이 일어나며 반도체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유망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통 큰 베팅’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차세대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5G 사업, 이 부회장의 경영키워드인 ‘인재경영’도 지속할 전망이다. 핵심 인재 영입이야 말로 위기 상황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에서다.
재계에선 조만간 이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별도의 혁신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아가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은 이 회장이 쓰러지고 6년 5개월의 시간동안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왔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사실상 경영권 승계 구도가 짜여진 만큼 당장 지배구조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이부진, 이서현 등 동생들과 계열 분리 문제가 불거질 경우 또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또 국회에 발의돼 있는 일명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핵심 계열인 삼성전자의 지배구조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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