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시중에서 꼬리표가 없어 세원 추적이 어려운 현금 사용이 급증하는 반면 꼬리표가 있어서 세원 추적이 쉬운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줄고 있다. 소득이 드러나 세금폭탄을 맞게 될 염려 때문이다.
근래 기자가 찾아 본 병원, 학원, 식당 등에서는 실제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쓰거나 요금할인을 미끼로 영수증 없는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곳들이 많았다. 또한 최근 만남을 가진 한 은행관계자는 “예금·적금 등을 해지하고 5만원권 지폐로 찾아간 고소득층 부자나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고소득층은 자신의 지출규모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사용을 주로 선호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5월까지 화폐 순발행액이 3조700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가 늘어났다. 특히 고액권 5만원권은 지난해보다 10%나 감소해 고소득층의 현금 보유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이 5만원권 지폐를 구경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돌 지경이다. 반면 1분기 세수가 지난해보다 9조원 가까이 줄고 지하경제를 줄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온 신용카드 사용은 오히려 줄어들어 지하경제만 더 키운 상황이 됐다.
세원 추적이 어려운 현금 사용 선호도가 이처럼 급증한 데에는 정부가 지하경제 강화를 예고하고 부터다. 여기에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국세청에 통보하는 금융거래 정보 확대 예고와 상속증여세법 조항 시행도 한 몫을 했다. 최근 시세하락에도 금괴·은괴 판매량이 크게 늘고 개인금고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출이 큰 고소득층에게 유리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지적된다. 이번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추진은 정부가 말한 고소득층이 아니라 오히려 유리지갑인 직장인의 세금공제만 줄여 세원을 충당하는 셈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교훈에 알수 있듯, 지금 상황은 고소득층의 세액공제 혜택을 줄이기보다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지갑만 터는 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게 되면 점차 정착되고 있는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게 해 다시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더 늘리는 것이 세수 증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업이 열심히 뛰고 부자가 돈을 쓰게 하는 경제운용, 탈세를 부추기는 과도한 세금의 정상화도 필요하다.
세무당국에 노출될 위험이 작은 현금 수요ㆍ결제 증가는 정부 세수입을 축내고 오히려 지하경제를 확대해 활성화시킬 뿐이다. 정교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는 요란 떨지 말고 차분하게 추진해야 역효과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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