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유지만 기자] ‘남양유업 막말 파문’에 이어 주류업체 ‘배상면주가’의 대리점주가 자살하는 일이 일어났다. 얼마 전 롯데백화점 판매직원 투신자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파문이다.

이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의 횡포에 대한 적나라한 단면을 드러냈다. 대리점주를 향해 폭언과 협박을 일삼던 ‘갑’들은 자신들의 위에 위치한 또 다른 ‘갑’의 횡포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이 이 사회의 현주소다.
더 우려되는 점은 이런 부조리한 시스템이 어느새 우리 안에 자연스레 자리잡았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의 막말과 모욕을 참아야 하는 ‘을’도 다른 곳에 가면 ‘갑’ 행세를 하며 으름장을 놓는다. 이처럼 거미줄처럼 엮인 ‘갑-을 관계’를 체감하고 있는 우리는 ‘어디가서 당하지 않기 위해’ 누군가의 ‘갑’이 되고자 애를 쓴다. 결국 사회 전체가 ‘갑’을 향해서만 나아가는 셈이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해 주시던 “힘이 있어야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말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갑’의 지위에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막말 영업이나 부당 영업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이웃의 일임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우리 스스로의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막연히 손가락질만을 한다면, 우리는 ‘갑을 관계’라는 무저갱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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