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주’가 아니므니다

오피니언 / 유지만 / 2013-04-22 11:54:58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청와대가 지난 17일 논란이 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윤 후보자는 그동안 청문회에서의 불성실한 답변태도, 현안에 대한 몰지각 등으로 인해 여야를 막론하고 모 두의 질타를 받던 상황이었다.

▲ 유지만 기자

이번 윤 장관의 국회 청문회는 그동안 많이 봐 왔던 청문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애초 후보자 지명 당시에도 “윤진숙은 쉽게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청문회 ‘단골 손님’이었던 위장전입이나 세금 탈루 등의 의혹에서 비교적 ‘모범적’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전문 연구원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해수부의 현안에 대한 이해가 풍부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다.

쉽게 지나갈 줄 알았던 윤 장관에 대한 청문회는 뚜껑을 열자 예상치도 못한 상황으로 전개됐다.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무성의한 답변 태도였다. 청문회 초반에는 “떨리지 않나”는 질문에 “안 떨어서 죄송하다”라고 웃으며 답변하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내 그 웃음이 ‘허세’였음이 드러나 버렸다.

청문회 자리에서 윤 후보자가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모른다”였다. 그는 “우리나라 어업 GDP 비율이 얼마인가”, “항만 권역이 몇 개인가”등의 기초적인 질문에서조차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여당 국회의원들의 말문조차 틀어막는 ‘신기’를 보여줬다.

답변도 하지 못하고 웃음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해양 수도가 되기 위한 비전이 뭐냐”는 질문에 윤 후보자는 초지일관 써 오던 “모른다”는 답조차 하지 못하고 “큭큭”하는 웃음만 터뜨릴 뿐이었다.

통산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시작되면 야당 후보들은 각종 의혹들과 문제점을 지적하기 마련이고, 여당 의원들은 최대한 부드럽게 넘기기 위해 애 쓴다. 하지만 이날 윤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결국 여당 의원들조차 ‘부적격’이란 판단을 내릴 정도로 정책도, 비전도, 능력도 없는 ‘3무(無)’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었다. 한 여당 의원은 청문회 자리에서 “여당 의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전부터 “‘전문성’이 최고 우선 고려 대상”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윤 장관의 경우 기본적인 능력조차 갖추지 못했음이 드러나 버렸다. 이런 사람을 두고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흙 속의 진주’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두둔했다. 온라인에 수없이 떠도는 청문회 동영상과 각종 패러디들을 접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였던 ‘멘붕스쿨’에서 박성호는 “사람이 아니므니다”란 멘트로 웃음을 줬다. 이제 이 말을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해줘야 할 것 같다. “대통령님, 윤 장관은 ‘진주’가 아니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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