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사라졌어요!

산업 / 유상석 / 2013-04-15 11:44:27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35)

Q. 상가 건물 한 채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세입자에겐 별도의 보증금 없이 월세만 받기로 했습니다. 제 건물 규모가 작기도 하고, 세입자의 경제 사정이 어려워 보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제 날짜에 정확히 월세를 지급했습니다만, 어느 날 갑자기 월세를 내지 않더군요. 하도 사정이 딱해서 한 달은 양해해줬습니다.

그런데 두 달 째 월세가 밀리더군요. ‘이건 아니다’ 싶어, 전화통화를 시도해봤지만 ‘없는 번호’라는 메시지만 떴습니다. 이상한 느낌에 가게로 가 보니, 세입자는 상품을 가게 안에 집어넣은 채 문을 걸어 잠그고 잠적한 상태더군요.

이젠 월세고 뭐고, 강제로라도 점포를 비우게 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찾아 세를 놓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직접 열쇠 기술자를 불러 문을 여는 건 불법일 것 같고… 합법적인 방법이 없을까요? (인터넷 독자ㆍims********)


A. 알고 계신대로, 직접 강제로 문을 여시는 방법은 피하셔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주거침입죄 등의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사라진 임차인만 오매불망 기다리며 건물을 방치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차임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임차인을 합법적으로 퇴거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한 후, ‘건물명도청구소송’을 제기하시는 겁니다.

임차인이 두 달 이상 차임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임대인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민법 제640조), 이 때 두 달 연속으로 연체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쨌든 연체금액의 합이 2개월 치 월세가 되면 가능합니다. 이는 보증금의 유무와 관계없습니다. 즉, ‘보증금 있으니, 거기서 제하시오. 난 못나가겠소’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또, 이때의 계약해지는 일반적인 해지와 달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할 것을 최고하고, 그 기간 동안 기다리는 등의 절차도 필요없습니다. 쉽게 말해, ‘내용증명’을 굳이 보내지 않아도 자동으로 계약 해지가 가능하고, 곧바로 소송 등의 법적 절차로 돌입하실 수 있단 얘깁니다.

문제는 임차인이 행방불명돼 소송 서류를 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겠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 우리 민사소송법은 ‘공시송달’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을 알 수 없거나, 상대방의 주소지를 알 수 없을 때 각종 서류를 법원 게시판에 게시한 후 2주일이 지나면 상대방에게 송달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민사소송법 제194~196조).

이런 절차를 통해 건물명도소송에서 성공하시면, 건물명도집행절차를 집행관에게 위임해 임차인의 물품을 적당한 곳으로 옮겨 보관하셨다가, 상대방이 나타났을 때 보관비용을 청구하셔도 되고(민사집행법 제274조), 공탁절차를 밟아 법원 내 공탁소에 보관하셔도 됩니다(민법 제488조). 만약 그 물건이 공탁에 적당하지 않거나, 멸실ㆍ훼손의 염려가 있거나, 공탁에 과다한 비용이 들 땐 법원의 허가를 얻어 그 물건을 경매해 그 대금을 공탁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49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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