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傳貰)란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일정한 금액의 돈(전세금)을 맡긴 후, 그 부동산을 일정 기간동안 사용ㆍ수익하는 것을 말한다. 전세금 이외에 추가의 임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월세와 다르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 종료 시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사글세와도 다르다.
이 제도는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매 달 임대료를 지급할 의무를, 건물주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의무를 서로 면제받는 것이 특징인데, 매 달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무주택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최근 몇 년 새 전세 물량을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잠재 수요층들이 집을 사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사면 가격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손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 금리도 심하게 낮다. 건물주 입장에선 차라리 매 달 월세를 꼬박꼬박 받는 게 낫지, 굳이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넣어 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국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계약을 체결하거나, 일반적인 월세에 비해 보증금이 높고 임대료는 낮은 소위 ‘반전세’ 물량을 찾아 나서게 된다.
박근혜 정부 첫 국토부 장관인 서승환 장관은 지난 12일 취임식 자리에서 “부동산시장의 조속한 활성화를 위해 이르면 이 달 말께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부동산종합대책에 소위 ‘박근혜 식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가 포함돼있다는 점이다.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고액의 전세금을 받는 대신, 건물주는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고 세입자는 건물주 대신 그의 이자를 은행에 매 달 납입하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적지 않은 무주택자들이 월세 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매 달 일정액을 납입할 채무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세금 마련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 돈은 어차피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돌려받을 돈이다. 매 달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주인에게 일정 기간 목돈을 맡기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것이다. 또, 돈은 건물주가 빌리는데 이자는 세입자가 갚아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많은 저항여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건물주의 입장에서도 “왜 내가 은행에서 대출받아야 하느냐”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가며 전세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라리 월세로 전환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노리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이 소위 ‘박근혜 식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에 우려를 표했고, 기자도 이미 ‘기자수첩’을 통해 이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기어코 문제의 그 제도를 부동산 대책이랍시고 내 놓을 전망이다.
이 쯤 되면, 박 대통령과 그의 경제 참모들은 ‘전세’라는 게 도대체 뭔지 조차 모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전세’ 제도를 손보기에 앞서, 먼저 ‘전세’가 뭔지, 목돈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왜 ‘전세’ 제도가 존속하고 있는지부터 연구하고 고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랏일 하는, 특히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관료들이 최소한 ‘전세’가 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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