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해산…둘로 나뉜 나라

산업 / 뉴스팀 / 2014-12-22 10:41:20

“반국가단체 처단” vs. “정치 결사 자유 훼손”
진중권 “좋아하지 않지만, 해산에는 반대”
통진당 오병윤 의원 “다시 만들면 된다”
네티즌 ‘갑론을박’...전세계 5번째 정당 해산國


▲통합진보당에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가 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판결문을 읽고 있다. 왼쪽은 이정미 주심. 재판관 9인중 8인의 인용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은 해산 결정됐다. 국회의원 5인도 의원직을 상실한다.
[토요경제=김해민 기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19일 법무부의 청구를 받아들여 통합진보당을 해산했다.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도 모두 박탈했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헌재 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된 첫 사례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마지막 재판에 나와 “피청구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고 주문을 낭독했다.
김이수 재판관만 해산에 반대했다. 나머지 재판관 8명은 모두 해산에 찬성했다.
법무부는 작년 11월 5일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다.
법무부와 통진당은 지난달 25일까지 18차례에 걸친 공개변론을 거치며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여왔다.
그동안 법무부는 2천907건, 통진당은 908건의 서면 증거를 각각 제출했다. 이 사건 각종 기록은 A4 용지로 약 17만쪽에 달했다.


보수단체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한 결정”


한편 통진당에 대해 ‘정당 해산’ 선고를 내리자 시민사회의 반응도 진보ㆍ보수에 따라 극명히 엇갈렸다. 보수단체들은 헌재의 선고에 대해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으며 진보단체들은 유감을 표명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선고를 앞두고 헌재 인근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갖는 등 뜨거운 장외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헌재가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를 인용하자 바른사회시민회의와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는 한목소리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김광백 한국자유총연맹 홍보국장은 “헌재가 ‘해산 판결’을 낸 데 대해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통진당 해산 판결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 수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판결로 자유민주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는 값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보단체...“근거들이 부족하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단순히 통진당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반국가행위를 선동하는 이적단체를 처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실장은 “현재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반국가 이적단체 10여개가 여전히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며 “만약 통진당 해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들 반국가단체들의 활동이 합리화되고 활동 폭이 넓어졌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근본적으로 전세계 유례없는 독제체제, 인권침해로 규탄받는 북한에 동조하는 통진당을 인정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보 진영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치입법팀장은 “통진당이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나 헌법질서를 명확하게 파괴했거나 그런 활동이 보였을 때 증거들이 명확히 뒷받침돼야 하는데 근거들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석기 의원의 상고심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에 속한 의원 개인의 행동과 정당의 정체성을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연 이번 선고가 헌법정신에 부합하느냐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며 “다수가 소수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하는 반민주적 요소가 다분하다”며 고 비판했다.


표현∙결사의 자유를 제약하는 잘못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역시 “헌재가 합리적 생각을 갖고 있다면, 또 헌법정신에 대해 충실히 고민했다면 정당해산 같은 무리한 법무부의 요청을 인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무처장은 “헌법이 정한 정치활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제약하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정당에 속한 개인이 실정법을 위반해서 법정에서 논란이 되는 것과 정당 해산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정당 해산은 한국 정당정치의 자유나 유권자의 헌법적 권리와 관련된 사항을 서둘러 제한적으로 해석ㆍ판단한 불행한 사건”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헌재의 위대한 판단이 이뤄진 날”이라고 한 반면, 다른 네티즌은 “전세계 세번째의 정당 해산국이 되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고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 역시 이번 조치에 대해 “통합 진보당을 좋아하지 않지만, 통합진보당의 해산에는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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