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석의 부동산자산관리] ‘풍부한 유동인구’에 대해 주의할 점

산업 / 김유석 / 2014-12-22 09:52:19

▲ 現 (주)렘스자산관리 대표이사
現 (사)한국CPM협회 부회장
국제부동산 자산관리사(CPM)
미국 공인회계사 (AICPA)
University of Illinois 국제조세학 석사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우리 건물이 길 건너편 OO빌딩보다 입지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동인구도 내가 보기엔 거의 비슷하게 많구요. OO빌딩에서 임대료 받는 만큼 우리도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높은 임대조건으로 인해 1년이 넘도록 장기공실로 남아 있었던 1층 상가에 대해 건물 소유주 분이 첫 상담 때 내게 반문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바라보는 유동인구와 내가 바라보는 유동인구는 결코 같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 렘스자산관리에서는 관리하는 부동산에 대하여 첫 달에 임대차점검과 시설점검을 기초로 한 부동산관리계획을 수립하곤 하는데 그 중 임대차점검의 시작점이자 제일 중요한 분석이 바로 이 유동인구에 대한 분석이다.

우리가 마주치는 임대광고나 분양광고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풍부한 유동인구’라는 문구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 이 글에서는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던 바로 그 유동인구를 바라보는 ‘눈’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이 유동인구의 ‘양’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유동인구의 양은 시간대별·연령별·성별 등에 따라 그 양과 분포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시간대를 나누어 실제로 그 양을 측정해보고 나면 내가 보는 유동인구의 양 그리고 그 분포가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양이 많아도 구매능력이 떨어지는 연령대와 성별이 주를 이룬다면, 그리고 주중에 비해 주말에 유동인구 양이 급격히 떨어진다면, 결코 풍부한 유동인구라 할 수 없다.

유동인구가 양이 많다 하더라도 그 질은 조금 더 많은 고민을 요한다. 유동인구의 질을 좌우하는 부분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유동인구의 걷는 속도, 유동인구가 전면을 바라보는 눈의 각도 그리고 유동인구의 마음가짐(소비를 위해 마음먹은 정도)이다. 질적인 면에서 최상의 유동인구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역 지금 에잇세컨즈 건물(예전에 ABC뉴욕제과였다) 앞의 유동인구를 예로 들어보자. 잘 알려진 장소이다 보니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서있거나 어디로 갈지 의견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 무리를 심심치 않게 본다. 지갑에 돈과 신용카드를 넣고는 소비를 하고자 마음먹고 있는 이 사람들은 걷는 속도가 결코 빠르지 않다. 전면을 바라보는 각도도 매우 커서 3층에 걸린 간판까지도 시야에 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무리 유동인구의 양이 많아도 이들이 어떤 목적 하에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 버리는 경우라면 그래서 앞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고 각도가 낮다면 결코 유효한 유동인구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유동인구를 옮겨오게 해서 그 양을 늘리는 것 또는 그 유동인구의 질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동선이 오랫동안 정해져 있는 경우 이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너무도 쉽게 유동인구의 양과 질을 옮길 수 있다고들 광고한다.

물론 불가능하진 않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 기억하고 내가 믿고 싶은 유동인구의 양과 질이 아닌 실제 유동인구의 양과 질을 확인해 보는 투자자 그리고 창업자가 점점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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