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용병, 실력은 최고, 매너는 꽝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7-04-13 00:00:00
급기야 심판폭행...포스트시즌 용병들 추태

- 민렌드, "선수 보호 않는 KBL도 문제" 쓴소리

프로농구판에서 용병들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 특히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포스트 시즌에서 저지르고 있는 용병들의 추태는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다.

KT&G 단테 존스가 시작했다. 존스는 6강 플레이오프 KTF와의 1차전에서 진 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농구공을 관중석으로 차 버렸다. 유도훈 감독과 이창범 통역이 말렸지만 또 다시 농구공을 차 팬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오리온스의 피트 마이클이 일을 냈다. 마이클은 지난 9일모비스와의 4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기 막판 판정에 항의하면서 강민호 심판에게 'Fuck you'라고 욕을 했다. 그러자 강 심판은 곧바로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그러자 마이클은 강 심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같은 욕을 수 차례 반복했다.

10일 KTF의 애런 맥기도 불같은 성격을 감추지 않았다. LG와의 2차전 4쿼터에 공격자파울이 선언되며 5반칙퇴장을 당하자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는 거칠게 항의했고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버리는 추태로 경기장에서 퇴장조치를 당했다. 11일 벌어진 위원회에서 맥기는 1경기 출장정지와 200만원 벌금의 징계를 내려 12일 3차전의 패배원인을 제공했다.

12일에는 시즌 내내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말썽을 부리던 LG의 파스코가 드디어 한건해냈다. 이전 경기에서 KTF의 애런 맥기가 추태를 보이며 중징계를 받은 것도 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경기 중반, 파스코는 KTF의 장영재를 밀어 넘어뜨린 것도 모자라 심판까지 폭행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용병들의 횡포는 한국농구의 독특한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대부분의 구단들은 이들을 '칙사대접' 한다. 콧대가 높아질대로 높아진 일부 다혈질 용병은 코트에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물론 보상판정과 기준 없는 오락가락 판정도 외국인 선수들의 이같은 도발을 유도한다. 또한 플레이오프라는 중요한 무대를 무난히 진행하려는 심판들이 결정적인 순간 외국인 용병들에게 가혹한 휘슬을 불지 못하는 관행도 한몫 한다. 용병 1명이 퇴장당하면 그 팀은 심각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프로농구판의 한 감독은 "포스트 시즌 들어서 심판이 정당한 판정을 했는데도 용병들은 습관적으로 과격한 항의를 한다. 특히 단테 존스나 애런 맥기의 행위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용병들의 이같은 행동은 한국농구를 깔보는 것일 뿐만 아니라 농구팬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LG 민렌드는 외국인 선수에게 불리한 한국 프로농구의 척박한 상황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파스코의 폭행사건에 대해 민렌드는 "폭행은 나쁜 일이지만 파스코의 잘못이라고만 볼 수 없다. 외국인 선수에게 집중되는 거친 파울과 이를 방관하는 KBL도 문제"라고 밝혔다.

거친 파울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인데 심판들이 이를 묵인한다는 것. 민렌드는 "외국인을 맡는 한국선수들은 농구를 하는 게 아니라 자극을 주기 위해 선수들을 치려고 한다"면서 "이를 심판들이 아는데도 진정을 시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민렌드는 "여러 나라 리그에서 뛰어봤지만 거친 파울에 대해 방지를 해주지 않는 것은 KBL밖에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외국인 선수들이 이를 심판에게 말해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LG 현주엽도 이날 파울에 대해 "국내 선수끼리는 일어나지 않았을 반칙"이었다고 말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일부 용병들의 건방진 행동. 심판들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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