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금리' 가계.기업 부담 가중

산업 / 김경재 / 2009-09-30 11:04:28
CD 급등 탓 대출 이자 눈덩이 대출금리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가계와 기업을 짓누르고 있다.
대출금리의 주요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등한 탓에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대출 증가 추세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상승한다면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약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이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널뛰는 대출금리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다수 은행이 연 6%를 넘어섰다.
은행들이 대출자금 조달 등의 목적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를 잇달아 발행하면서 CD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변동형 대출금리가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계 SC제일은행은 지난 21일 CD 2개월 물을 민평(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보다 0.08%포인트 높은 2.59%에 발행하면서 CD금리가 0.03%포인트 급등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23일에도 2.59%에 700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이후 CD금리가 이틀간 0.03%포인트 추가 상승하는데 일조했다.
이달 중 SC제일은행의 CD 발행규모는 4천400억원으로 국민은행(4천억원), 농협(2천억원) 등 대형 은행을 웃돌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 가계대출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이 CD 연동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도 CD금리와 연동돼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6일 직장인신용대출 기준금리를 최고 0.12%포인트 인상해 1년제 금리가 8.33%로 높아졌다.
금리가 오르기는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05개 상호저축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7월에 비해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도 최고 28.29~31.7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업체 금리는 상반기 평균 37.9%로 파악됐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법인 대출을 포함한 수치다. 대형 대부업체들은 개인에게 소액 신용대출을 할 때 대부분 연 49%의 '살인적인' 금리를 적용한다.
여기에 내년 1분기 전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를 다시 한번 밀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시중금리의 상승세를 '추인'하는 성격이 짙다지만 금융기관들은 이를 빌미로 다시 대출금리를 올려 예대마진을 극대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자부담 '폭탄' 수준
한국은행이 파악하고 있는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금은 7월 기준으로 1천조 원에 육박한다. 가계 대출금 532조8천억 원과 중소기업 대출금 439조7천억 원을 더한 액수다.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대출 규모는 1천조 원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7월 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가계 대출 6.8%, 중소기업 대출 6.9%)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9월 가계 대출은 541조4천억 원이 되고, 중소기업 대출은 445조 8천억 원이 된다.
가계 대출금의 경우 은행과 제2금융권을 모두 포괄하지만 중소기업은 예금은행의 대출금만 통계에 잡힌다. 이 때문에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 제2금융권의 대출금까지 더하면 액수가 더 많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 대출의 70%, 중기 대출의 40%가량이 CD금리에 연동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와 기업의 추가 이자 부담이 연간 1조6천억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제2금융권에서도 29개 대형 대부업체의 올해 2분기 대출실적은 4천771억 원으로 1분기에 비해 20.6% 급증했다. 대출 승인율도 1월 13.0%에서 6월 21.6%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대출이 불어나는 가운데 금리 상승이라는 '뇌관'이 터지면 대출자들은 그야말로 '이자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서 은행의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와 중소기업이 추가로 짊어져야 할 이자가 한 달에 7천억 원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계의 이자부담 4천억 원과 중소기업의 이자부담 3천300억 원을 더한 수치다.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1~3분위(하위 60%)의 경우 금리가 올라 얻게 되는 이자수익보다 금융기관에 내야 하는 이자비용이 더 많은 점이 문제다.

◇정부 "고정금리를 늘려라"
정부도 금리 고공행진에 따른 이자폭탄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
재정부 보고서는 "저소득 계층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돼 부실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역시 재무구조가 취약한 업체는 금리가 오를 경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우선 변동금리형 대출보다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확대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급한 불을 끄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3개월짜리 CD금리에 연동한 대출보다는 6개월 이상의 금융채 등 변동성이 낮은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대출 상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은행과 대출자 모두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사람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며 "변동금리형을 고정금리형 대출로 전환하는 대출자에게 은행들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억 원 이하의 단기(30일 초과~90일 미만) 연체자는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사전채무재조정 제도를 통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연체 이자를 탕감받고 신용대출금은 최장 10년, 담보대출금은 최장 20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다. 금리도 기존 대출보다 낮아진다.
다만 연간 소득에 대한 연간 대출 원리금의 상환 비율(DTI 비율)이 30% 이상 ▲보유 자산가액(주택공시 가격) 6억 원 미만 ▲실직.휴업.폐업.소득 감소 등 4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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