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무 오너 경영에 나서나

산업 / 정순애 / 2009-09-11 18:09:22
적극적 행보에 모처럼 말문 열어 촉각
▲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글로벌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전무는 삼성전자를 대표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최근 중국의 IT업체 화웨이의 최고경영진을 만나고 귀국했다. 앞으로 이 톱미팅은 정례화된다.
사장단 오너 체제 복귀 거론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가 지난 4일과 6일(현지시간) 각각 캐나다와 독일 등에서 현장을 챙기며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현장 방문에서 그는 그룹 내 현안에 대한 의견 피력 등 2007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을 상대로 말문을 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 사장단은 오너 체제 복귀를 거론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삼성 측과 이 전무가 던진 메시지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추적해 본다.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는 지난 4일 삼성전자 후원으로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제40회 기능올림픽 행사를 방문했다.
이어 6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09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001년 33세에 삼성전자 상무보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이 전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언론과 인터뷰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두 차례에 걸친 현장 방문에서 200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가전쇼 인터뷰 이후 처음으로 언론을 상대로 입을 열었다.
캘거리에서 “제조업의 힘은 기능 인력에서 나온다”고 격려한 그는 “다른 산업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이 가장 중요하고 제조업이 탄탄하기 위해서는 기능인력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기능인력과 제조업에 비중을 두는 발언을 한 것은 기능올림픽이 열리는 현장 분위기 반영과 동시에 삼성그룹을 제조업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IFA 2009 행사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제시한 디지털 휴머니즘이란 콘셉트를 잘 잡은 것 같다”고 평가한 후 경영 여건에 대해서 “상반기에는 실적이 좋았는데 하반기는 환율을 지켜봐야 된다. 실적의 90%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환율이 변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회사 전반의 전략 방향에 대해 평가한 것은 오너로서의 입지를 대변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 사장단도 오너 체제 복귀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기자 간담회 중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이제 회사 경영을 정상화 해야 한다”며 “다시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가는 문제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최 사장 외에도 삼성 사장단은 오너, 전략기획실, 계열사의 역할 분담 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 체제로는 그룹 내 역량을 결집시킬 신성장 동력의 적극적인 육성이나 중복 사업 정리 등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일각에서는 전략기획실의 복원 문제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한 관계자는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전략기획실의 복원이나 오너 경영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룹 내 주요 의사결정 상당수에 이재용 전무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실적 상승과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 전무가 오너로서의 역할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불법경영승계 논란의 핵심이었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재판이 무죄로 종결되는 등 그동안의 악재가 다소 해소 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법적으로 삼성호를 이끌어갈 적통자로서의 지위를 다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내부 일각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 퇴진과 그룹 전략기획실 해체이후 공백으로 남은 컨트럴타워의 부재가 장기적으로 그룹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오너체제 복귀를 위한 수순의 일환으로 그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번 이례적 인터뷰는 경영 전면에 나설 준비가 돼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국민 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경영권 승계절차를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지난해 4월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이후 최고고객책임자(CCO) 보직을 내놓고 국내외 현장 등에서 백의종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그가 전면에 부각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부 한 관계자는 “그의 경영권 승계나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얘기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 그는 현재 까지 경영행보를 계속 이어 왔다. 이번 기능올림픽이 의미있는 행사며 질문하는 기자들을 외면하기 어려워 인터뷰가 이뤄졌을 뿐이다. 확대 해석”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이와 관련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젊은 나이에 부담도 많고 일도 많을 텐데 사는 게 피곤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물론 부담스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내가 사는 게 피곤하다고 불평할 자격이 있나. 좋은 부모·선배 만나 이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에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고마운지 알고 겸손하게 살아라. 말로만 하지 말고 삼성전자 기능 인력들 좀 잘 돌봐주라”는 등 비아냥거렸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이재용의 모습이 대견스럽다. 좋은 기업은 자녀교육을 통해 먼저 겸손하고 인간성을 바르게 키우는 게 특징"이라고 호평했다.
정순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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