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세계부자 200위 등극

산업1 / 송현섭 / 2014-11-28 17:19:08
설화수 등 브랜드 앞세운 '뷰티한류'로 중국 등지서 인기몰이

올해 블룸버그가 발표한 글로벌 200대 부자 리스트에는 한국인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포함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뷰티한류'의 첨병으로 중국과 동남아 화장품시장을 석권하면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분기당 매출 1조원시대를 개막한데 이어 오는 2017년 5월 완공 예정으로 지하7층, 지상22층의 용산 신사옥을 건립해 한 차원 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 <편집자 주>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1)이 올해 처음으로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선정한 세계 200대 부자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 회장이 보유한 재산규모는 약 66억달러 한화로 약 7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급등하면서 서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가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주당 100만원대였던 아모레퍼시픽은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지난달 주당 250만원까지 급등했다. 블룸버그 리스트에는 빌 게이츠MS(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865억달러, 94조5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782억달러, 85조4000억원을 가진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이었다. 총 702억달러, 76조7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3위를 차지했다.


세계 200대 부자들 중 한국인은 122억달러, 한화로 13조3000억원을 보유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95위에 랭크됐으며 200위를 차지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 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우 최근 주가가 빠져 등수 밖으로 밀려났다.


◇ 해외 뷰티시장 장악한 성공DNA 주목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급성장은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서 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반증하듯 인천공항 면세점 아모레퍼시픽 매장에선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K-팝과 드라마·영화 등 문화컨텐츠 위주의 한류에 이어 해외에서는 국산 화장품의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라면 설화수 윤조에센스와 라네즈 비비쿠션·헤라 미스트쿠션 등 인기상품은 동이 날 정도라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심지어 일부 제품의 경우 1인당 단일품목 10세트이상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취한 바 있지만 언제나 국내 면세점에 입점해있는 아모레퍼시픽 각 매장은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룬다. 게다가 증권시장에서는 작년말 100만원대에서 250만원대까지 올라 무려 250%대의 급등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높은 주가 상승률은 무엇보다 탄탄한 경영실적 때문인데,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성장해 1조139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3% 늘어 2139억원을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과 에뛰드·이니스프리·아모스프로페셔널 등 계열사들의 매출 합계는 무려 1조825억원으로 국내업계 최초로 분기별 매출 1조원시대를 개막했다.


◇ 83년 국산화장품 역사·전통 이어
이 같은 좋은 경영실적은 서경배 회장의 남다른 비즈니스 감각과 중국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탁월한 브랜드 이미지에 근거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아모레퍼시픽은 가내 수공업부터 시작돼 1932년 서 회장의 조모 고(故) 윤독정 여사가 동백기름을 판매했던 가게에서 출발했다. 이후 서 회장의 부친 고(故) 서성환 창업주가 유년부터 모친을 도와 화장품 제조와 비즈니스 노하우을 익힌 뒤 1945년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하게 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곧바로 국내 화장품업계라는 인식이 퍼질 정도로 서 전 회장은 국내 화장품시장을 개척했으며 태평양은 창립이후 줄곧 업계 1위란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서창업주의 자녀 2남 4녀 중 서경배 회장은 1963년 막내로 태어났다. 서 회장은 경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7년 태평양에 입사했다. 경영수업을 마친 서 회장은 1994년 태평양 기획조정실 사장을 역임하고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회사경영을 맡게 된다.


특히 서 회장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재계의 관심을 받았다. 오너 2·3세의 경영권 승계가 봇물을 이루던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재계에는 사업 다각화를 내세운 무분별한 투자가 1997년 외환위기로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 와중에 서 회장은 증권사와 패션업체 등 계열사를 정리하고 프로야구단과 농구단 등을 매각하면서 본업인 뷰티업종에 집중했다. 혜안을 갖고 서 회장이 과감히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외환위기 상황에도 성장을 거듭하기도 했다.


◇ 내수 1위 안주 않고 해외시장 진출
사실 국내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경쟁자가 없을 정도였지만 서 회장은 내수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분야를 화장품으로 특화해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한다. 아이비리그 MBA출신답게 서 회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현지 진출에 이어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 시장까지 차분히 공략하며 글로벌 시장의 파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해외진출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졌던 재계에서 서 회장은 아시안 뷰티가 세계 미(美)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면서 중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비전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미래를 중국시장에 걸고 30억 아시아인의 아름다움을 위한 꿈을 실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 회장은 지난 2000년 상하이에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비즈니스 인프라를 감안해 시장공략을 위한 기지로 구축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14년 전인 1994년 중국 선양에 처음 진출, 현지법인을 세우기도 했으나 상하이 진출은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브랜드인 '라네즈'와 '마몽드' 등을 앞세워 잇따른 중국 론칭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2007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며 시장에 안착한 중국사업은 2011년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등을 연속적으로 론칭하며 시장 장악력을 확대했다.


▲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사옥 투시도.


◇ 차이나 드림 성공비결은 현지화
사실 차이나 신드롬이 회자될 정도로 중국시장의 성장에 대한 전망은 있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2000년대초 아모레퍼시픽은 대대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사업전략을 세우고 현지 생산기지를 건설한 뒤 현지에 공급하는 제품의 상당수를 현지 생산으로 전환했다.


현지 중국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을 생산한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연구소를 설립, 현지 대학과 피부과 병원 등과 함께 공동연구와 고객들의 니즈를 충분히 조사했다. 또한 서 회장은 현지 마케팅과 영업을 비롯한 중간 관리자로 현지인으로 고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해 현지사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제고해나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아모레퍼시픽 제품의 판매량은 급속히 증가했으며 K-팝과 TV드라마·영화 등 중국과 일본, 동남아를 넘어 세계적 한류열풍이 불어오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중국시장 전략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재계와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무엇보다 현장경영을 중시해 해외와 현장에서 맣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거점 상하이는 물론 뉴욕·파리·도쿄·홍콩 등 해외진출 글로벌 거점 또는 국내 지역사업부를 찾아 고객과 직접 만나 배우는 현장경영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불어 서 회장은 평생교육을 강조하며 남다른 독서습관과 현장경영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전략으로 전환하는 독특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특히 '경영자는 항상 배우기를 멈추지 않고 시장을 통찰하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임직원들에게 독서와 함께 평생학습을 주문하기도 한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지난 2012년 국내 산업계에선 생소한 개념이었던 빅데이터 분석에 나서 컨설팅업체 다음소프트와 함께 중국시장을 정밀 분석하고, 현지에서 제기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진력했다. 시장분석 결과 중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화장품 구매액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미용을 위한 '뷰티 푸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라겐 함유 식품이나 비타민 음료 등이 대표적인데 피부건강을 위한 친환경적 뷰티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 조사결과에서 나온 핵심 포인트였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너 뷰티(Inner Beauty)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함께 2002년 출시한 VB(Vital Beauty)브랜드로 시장진출을 가시화하고 있으며 성장성 역시 눈에 띄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판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올 4월 '슬리머DX' 리뉴얼 제품 출시를 통해 한류배우 전지현 씨를 새 모델로 내세워 불과 1개월만에 1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 '시련 없이 피는 꽃은 없다'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서 회장이지만 위기 없는 성공행보를 거둔 것으로 아니다. 실제로 작년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소위 갑을관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방문판매 대리점주들과의 갈등양상이 표면화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내수시장에서 LG생활건강 등 경쟁업체들이 부상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온 아모레퍼시픽의 경영실적을 위협, 한때는 주가가 80만원대로 급락하기는 장면이 연출되기까지 했다. 이후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에 '비상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난관 돌파를 위한 임직원들의 단결과 함께 회사의 체질을 근본부터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위기 극복을 위한 다짐을 통해 경영진과 직원들이 하나로 뭉쳐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와 관련 서 회장은 과거 1990년대초반 업계상황을 거론하며 화장품 전문점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 방문판매만 고수하다 매출이 하락했던 적을 상기시켰다. 또한 서 회장은 화장품시장 개방으로 수입 화장품이 몰려들어온 때는 시장점유율이 20%대로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며 당시나 현재도 해답을 내부에서 찾아 개선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우선 서 회장은 '지속 가능한 질적 성장'을 목표로 설정한 뒤 국내외 유통채널과 마케팅전략을 개선해 브랜드에 따라 각기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마케팅부문을 상호 벤치마킹이 가능한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소통기능을 강화했으며 협력사와 불협화음으로 인한 기업 생태계 조성과 상생·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물론 한류열풍과 같은 외부요인도 있으나 서 회장과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들의 숨가쁜 노력의 결과가 올해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기록, 주가가 급등한 배경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사옥 조감도.


◇ '우리 다함께'·'위대한 기업' 비전 제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앞서 올해 경영방침을 '우리 다 함께'로 확정하고, '위대한 글로벌 브랜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으로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서 회장이 제시한 경영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5대 글로벌 챔피언' 뷰티 브랜드를 육성하는 동시에, 글로벌사업의 비중을 50%까지 대거 늘려 질적인 성장을 실현하자는 야심찬 모토로 귀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서 회장의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해 지난해 포춘코리아가 선정한 '올해의 CEO 10(텐)'에서 서 회장이 포함됐다. 특히 전문성에 대한 평가비중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는데, 핵심사업을 화장품으로 집중하고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시킨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 보자면 서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임직원들에게 '서경배님'으로 불릴 정도로 부드럽고 온유한 카리스마로 요약된다. 서 회장은 지인들에게 조용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지니고 겸손함과 나긋나긋한 말투로 각인되고 있다. 대신 기업가는 경영실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에 따라 과시하기보다 신중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경영자로서도 회사에서 열리는 조회나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기회를 자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장 직함을 빼고 '서경배님'으로 불리고 그렇게 불리기 원한다는 것은 재계에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963년 1월14일 출생 ▲경성고등학교·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태평양화학 과장 ▲태평양종합산업 기획부장·이사 ▲태평양 재경본부 이사대우 본부장·기획조정실 사장·대표이사 사장 ▲대한화장품협회 회장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 ▲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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