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로그, 르노삼성 ‘구원’ 할까?

산업 / 전성운 / 2012-07-26 10:06:38
곤 회장 “매각은 없다” 선언…위기는 끝나지 않아

르노닛산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이 지난 19일 극비리에 방한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5위로 추락한 르노삼성차를 구원하기 위해서다. 방한한 곤 회장은 “르노삼성차를 그룹의 아시아시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판매부진으로 허덕이는 르노삼성차로서는 장기 발전 계획에 일단 청신호는 켠 셈이다. 곤 회장은 깜짝 선물로 “르노삼성차의 부산공장에 1700억원을 투자, 닛산 신형 SUV 로그(ROGUE)를 연간 8만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4년부터 생산되는 로그는 전량 해외로 수출된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여러 거점을 보고 있는데 한국은 지리적으로 이점이 크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라며 “르노삼성차는 내외부적으로 공급업체와 공동성장해 아시아시장 거점으로 커가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 부품 국산화율, 80%까지 올린다
르노닛산그룹은 1700억원(1억6000만 달러)을 투자해 부산공장에서 닛산의 차세대 소형 SUV ‘로그’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크로스오버 차량인 로그를 2014년부터 연간 8만대 가량 생산, 전량 수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2012 리바이벌 플랜’ 추진에 속도를 내고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르노삼성차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존 제품의 부품 국산화율을 내년까지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부산공장의 효율성과 영업망의 판매 효율을 높이고, 제품 라인업 개선 및 추가 투입을 통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둘 전략이다. 앞서 르노닛산그룹은 2013년부터 르노삼성차의 라인업에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과 SM3 Z.E. 전기차 신규 도입을 결정했다.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르노삼성차가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르노그룹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르노삼성차 직원이 합심한다면 어떠한 과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경쟁력을 단기간 내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곤 회장의 이같은 언급에 르노삼성차는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회사의 존폐까지 언급될 정도로 내수 판매가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이번 투자 결정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기 때문이다. 또 최대 연 3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지만 현재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부산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신차도 없는데 영업망도 무너져
한때 시장점유율 12%까지 기록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던 르노삼성차는 올해 들어 판매 성적이 매우 좋지 못하다. 지난달에는 내수판매에서 쌍용차에도 밀려 국내 완성차 업계 5위로 내려앉았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에도 뒤처지며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상반기에만 내수는 42%가량 급감한 3만648대에 그쳤다. 수출 역시 유럽 경제 위기로 26%(5만2414대)나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전체 판매량도 8만3062대에 그치며 33%가량 줄었다.


르노삼성차의 극심한 부진은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한데다, 영업망까지 무너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시장과 맞지 않는 디자인도 판매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올뉴 SM7을 내놓은 뒤 신차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출시된 지 3년가량 지난 SM5와 SM3의 부분변경 모델 뿐 신차나 전체 변경 모델은 없다.


르노삼성차의 판매 부진 원인에 대해서 곤 회장은 “그동안 계속해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만족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며 “(그렇다보니) 다른 회사보다 경쟁력에서 뒤쳐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품 국산화 뿐아니라 품질, 비용 등 경쟁력 있는 측면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대응하고 극복할 것”이라며 “우선 르노삼성차가 노력해 나갈 것이고 더불어 르노와 닛산으로부터 끊임없는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 전 세계적 협업으로 경쟁력 강화
곤 회장이 1700억원을 투자해 로그를 생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르노삼성의 위기가 봉합된 것은 아니다. 신차 없이 1년 반 이상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이 기간에 부분변경 모델을 주기적으로 내놓으며 급한 불을 끄려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르노의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을 내년에 투입키로 한 만큼 로그까지 위탁 생산하게 되면 르노삼성은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 공장 가동률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또 계속해서 제기되는 ‘매각설’에 관해서도 곤 회장은 “새로운 제품과 라인업, 플랜트 케파 확충 등, 매각할 회사에 이런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며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품 퀄리티, 비용 등 경쟁력 있는 측면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대응하고 극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르노그룹과 닛산, 르노삼성차 3사가 전 세계적으로 협업하는 ‘윈-윈-윈’ 전략”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르노삼성차는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르노그룹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