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전, 서민들 ‘전기도둑’으로 둔갑시키다

산업 / 정수현 / 2012-07-24 16:56:00

앞으로 3주간 찜통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나오자 일반 서민들은 벌써부터 이번 더위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 걱정이다. 더위야 에어컨으로 날 수 있지만 서민들은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두려워 한여름에도 선풍기만 틀어 놓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전력이 현실은 외면하고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위해 서민들을 마치 ‘전기 도둑’처럼 만들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4년간 한전이 적자를 면치 못한 이유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요금으로 전기를 공급하다 보니 가정에서 전기를 펑펑 쓰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했다. 즉, 소비자가 전기를 과소비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한전은 처음부터 산업용 전기요금만을 인상하려는 뜻도 없었다. 예상대로 전력 수급 불안 문제와 전기요금 현실화 등을 내세워 가정용 전기요금까지 인상하는 방향을 몰아가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일자 소비자를 ‘전기도둑’으로 만들었다.


한전이 요구하는 내용은 기본 인상률 10.%,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한 6.1% 등 사실상 16.7%를 인상안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한전이 두자릿수의 요금을 올리데 혈안인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하다.


한전은 그동안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총괄원가 방식에 따라 1조 2000억원 가량을 절약하겠다고 형식적인 방안만 제시했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니 임원 및 간부들은 꼬박꼬박 성과금까지 챙겨갔다.


지난 4년간 적자가 났다며 투덜거렸으면서 성과금이라니 어느 개그맨이 말한것처럼 ‘코가 막히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4년 적자라면 민간기업 같은 경우 벌써 구조조정한다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가정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려는 것 보다 오히려 한전측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적자를 면하는 길”이라고 알려줬다.


그러자 한전측은 “구조조정은 노사간 협의에 의한 것이고 인위적으로 해고했다가 노조가 만일 파업이라도 하면 전력산업구조상 나라의 위기로 치닫을 수 있다”고 상황을 피했다. 이기표 한전 사외이사는 “이번 결정은 고난의 결정이었다”며 “아프다는 얘기를 안 하고 나가면 직무유기다. 이 상태로 가면 전력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서울 YMCA는 “정부는 우선 그동안 넘치는 혜택을 받아온 대기업들의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당면한 전력난과 원가 보전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그 후 에너지 위기 시대를 넘기 위한 국민적 이해를 구해가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한전은 벌써 2번재 지경부 전기위원회로 부터 전기요금 인상안이 퇴짜를 맞았지만 재논의는 불가피해졌다.


한전은 요금 인상에 대해 ‘아프다는 얘기를 안 하고 나가면 직무유기다'라는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이번 결정이 개인에 대한 이익을 위해서인지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인지 서민들이 전기를 과소비해서인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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