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증시한파…‘상장사어디없소?

산업 / 이준혁 / 2012-07-13 14:32:22
저금리·주가하락 등 투자자 위험 적은 상품 선택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저금리와 주가하락 등으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다양한 기초자산을 갖는 DLS(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변동성 장세의 대안으로 떠오른 ‘ELS(주가연계증권)’가 14조28억원을 기록, 2분기 사상 최대로 발행됐다.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 및 주가 하락 등으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어, 얼어붙은 IPO(기업공개) 시장이 활기를 찾을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피엔티가 상장에 성공했고 디지탈옵틱, 엠씨넥스, AJ렌터카 등 총 7개 기업이 상장에 나서는 등 중소형 기업들의 IPO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고,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아직은 IPO 시장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점치기는 불안하다.



◇ 2분기 DLS 발행 ‘사상최대’
2분기 DLS(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분기 DLS 발행액은 전분기 대비 19.95% 증가한 6조6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 최초로 5조원 돌파에 이어 급격한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는 저금리 기조 및 주가하락이 계속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중(中)위험 중수익’ 상품이면서 다양한 기초자산을 갖는 DLS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발행형태별 DLS 발행실적을 살펴보면 사모 DLS 발행은 6조339억원으로 전체 발행금액의 91.2%를 차지했으며, 공모는 5796억원으로 8.8%를 차지했다.


원금보전형태별 DLS 발행실적을 살펴보면 전액보전형이 4조3379억원(전체 발행액의 65.6%)을, 비보전형은 2조2430억원(33.9%)을 기록했다. 이처럼 사모 및 원금보장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DLS 투자자 구성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회사별 DLS 발행금액은 대우증권이 1조 5009억원으로 22.7%를 차지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이 1조535억원으로 15.9%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 ‘ELS 열풍’ 한풀 꺾이나
또 변동성 장세의 대안으로 떠오른 'ELS(주가연계증권)'가 2분기 사상 최대로 발행됐다. 하지만 월별 추이로는 점차 ELS 발행규모가 축소되는 양상이어서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증시 변동성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란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분기 ELS 발행액은 직전분기 대비 6.6% 증가한 14조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13조원을 넘어 분기별 발행량 중 사상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ELS 발행 급증은 올해 상반기 불안정한 주가 등락에도 투자자들이 수익창출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ELS가 대안 상품으로 선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6월 한달만을 두고 보면 ELS 발행규모는 약 3조9439억원으로 전월(4조9965억원) 대비 약 21% 감소했다. 특히 2~5월 ELS 시장 호황기에 월 평균 4조9000억원 가량을 발행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셈이다. 특히 공모 ELS의 상환이 4월 1조4000억원에서 5월 9000억 수준으로 감소, 지수 하락에 따른 상환 부진 현상을 나타냈다.


이 같은 ELS 발행규모 축소는 코스피 지수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점차 ELS 열풍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 김지혜 연구원은 “5월 중순 이후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가속화되며 지수가 하락했고 투자자들이 시장의 단기 바닥 여부를 확인 후 ELS 시장에 재진입하고자 했다”이라며 “대부분의 ELS의 기초 자산으로 편입되는 지수(Index)의 변동성이 감소했다”고 발행 규모 축소 이유를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ELS 발행 규모는 상반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6월의 시장 변화가 지속되는지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상장사 수 감소…증시 활성화 시급
기업들의 주식시장 진입이 주춤하다. 경기 불안정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지만 기업공개(IPO)에 따른 기대 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공개에 따른 공시의무 등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당분간 주식시장 진입을 꺼리기 시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 거래소의 실질심사 강화로 퇴출되거나 자진 상장폐지하는 기업마저 늘어나 주식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시장이 침잠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증시에 상장된 회사(외국주권ㆍ기업인수목적회사·각종 투자회사 제외)는 1718개사다. 2008년 1723개사였던 상장사 수는 2009년 1718개사에서 2010년 1699개사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1718개사로 19개 늘어난 이후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 감소 폭이 1%(5개사) 미만이긴 하나, 전체 시가총액 규모가 849조1040억원에서 1167조9367억원으로 커진 점을 감안하면 자유시장 경제 질서와 기업의 역동성이 역행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제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상장사가 늘어나게 마련인데 작금의 현실은 새 기업의 수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존의 주력 업종과 주도 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나 신규 종목 수가 늘지 않아 증시의 역동성을 잃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장사가 급감한 것은 IPO에 나서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1년간(2011년7월6일~2012년 7월5일) 신규 상장한 기업은 58개사(유가증권 18개사, 코스닥 40개사)다. 이는 예년의 94개사(유가증권 27개사, 코스닥 67개사)보다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년간 재상장한 기업도 제룡산업ㆍ삼양사ㆍ아이디스 등 3개사에 그쳤다. 전년동기에는 13개사였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제 발로 나가는 기업은 늘고 있다. 2010년 7월6일~2011년 7월5일 1년간 상장 폐지된 기업은 총 76개사(유가증권 25개사, 코스닥 51개사)다. 그 이후로 지난 5일까지 67개사(유가증권 16개사, 코스닥 51개사)가 추가로 퇴출 당했다.


올해 들어서만 자진 상장폐지에 나서는 기업도 한국개발금융ㆍ넥스콘테크놀로지ㆍ한라공조ㆍ웨스테이트 디벨롭먼트ㆍ티브로드한빛방송ㆍ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 등 6개사나 된다.


2010년 7월6일부터 2011년 7월5일까지 1년간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 기업과 동일한 숫자다. 이 기간에 제 발로 증시를 떠난 종목은 △한국전기초자 △거북선 2호 △거북선 3호 △동북아 1호 △동북아 6호 △동북아 15호 등이다.


자금 조달에 애로가 없는데 공시의무ㆍ소액주주 배려 등 코스트(cost, 비용)를 감내하면서까지 굳이 상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IPO 하거나 상장을 유지·ㆍ폐지하는 것은 기업의 선택에 달렸다”며 “시황이 좋지 않은 때 일수록 투자자는 물론 기업 역시 시장을 멀리하려는 경향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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