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 분당 시나리오 군불 때기

산업1 / 김태혁 / 2014-11-14 15:31:18
“새정연 가지고 정권교체 가능하겠는가?”

정동영 “신당 만들자는 게 호남 여론”
동교동계 노골적 ‘반기문 띄우기’…‘인물난’
내년 2월 전당대회 고비…심각한 계파갈등


[토요경제=김태혁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지난 13일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가 잘못 가고 있다”며 “계파 수장들이 모여서 당을 끌고 가겠다고 선언한 이후 당이 더 엉망이 됐다”고 비판했다. 정 고문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고문은 “비대위가 특정 계파의 독과점 연합체가 돼버렸다”며 “당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게 혁신이지, 비대위를 맡은 틈에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해 당을 장악하겠다는 발상이야말로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 “친노(친노무현)계는 책임과 반성이 없고, 비노계는 시대정신이 없다”며 “둘 다 공통점은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선과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남는 것은 벌거벗은 패거리 권력투쟁뿐”이라고 꼬집었다.


▲ ‘2015 전당대회의 목표와 과제’를 주제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모임 무신불립 정례세미나가 열린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친노는 반성 없고 비노는 시대정신 없어”
호남 민심 이반도 경고했다. 정 고문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특정 계파가 당권을 장악하게 되면 그 당은 지지할 수 없다. 그때는 100% 신당으로 가야 된다’는 게 현재 호남의 다수 여론이고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 고문은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 가지고 정권교체가 가능하겠는가”라는 질책을 넘어서 “이런 야당으로 집권해서 되겠는가”라는 근본적인 회의를 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의 민주당 갖고는 안 된다. 다른 제3의 신당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분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세월호를 버렸고, 특정 계파의 사당화로 스스로 혁신대상으로 전락했고, 여전히 노선과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세월호특별법 협상 역시 “야당 역사상 이처럼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상하고 합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옛 민정당 시절의 민한당이 아니고서는, 대통령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라서 협상하는 야당이 전 세계에 어디에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선∙정체성 없고 패거리 권력투쟁
그는 또 “비대위원장이 앞장 서서 특정 계파의 숙원인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고,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는 조직강화특위도 당원의 참여를 원천 배제한 채 자기들끼리 밀실에서 제멋대로 심사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다”며 “지난 총선에서 사실상 특정 계파가 공천했던 비례대표 의원 11명이 지역위원장을 신청한 것도 야당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노선과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남는 것은 벌거벗은 패거리 권력투쟁뿐이고, 이것이 오늘 새정치연합에서 목격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친노도 비노도 정부가 될 수 없다. 계파에게 정권을 주는 국민은 없다”며 “지금처럼 친노-비노 얘기가 계속 나오고 그렇게 구분되고 표현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민주당이 정부가 될 가능성, 정권교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이 안되고 계파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는 이유는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라며 “당 밖에 강하고 의미있는 ‘야권 경쟁자’가 나타난다면, 절대 그렇게 무사태평하게 지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지율 하락...정계개편 필요성 부각
정고문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심각한 계파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노 진영 일각에서는 친노 진영이 이번 전대에서 당을 장악할 경우 ‘분당 및 ‘신당’ 창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재 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의원,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이 전면에 나설 경우 신당은 파괴력을 가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친노 진영은 문재인 의원에 맞설 '대항마'가 없는 비노 진영의 답답한 엄포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비노 중진으로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김영환 “당이 전대를 잘못 치러 특정계파의 패권주의 내지 계파정치가 청산되지 않은 상태가 돼 (낮은) 지지율이 고착될 경우 총선 이전 또는 전대를 전후해 분당의 위기나 정계개편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분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박지원 비대위원은 최근 “일부 인사들이 신당을 창당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대선을 앞두고) 함께하자고 얘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비노 진영의 분당움직임을 인정한 것이다.

당대표 출마를 검토하는 조경태 의원도 ‘친노 패권주의’ 폐해를 거론하며 “전대를 기점으로 통합이냐 분당·분열이냐로 갈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당과의 관계에서 몸 사리는 박원순 시장
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친노계의 당권 장악이 곧바로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친노계 인사는 비노 신당설에 대해 “비노진영이 확실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분당이나 창당을 결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그저 자신들의 입장을 반영해달라는 압박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절하 했다. 반면 현재 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인사들이 함께 할 경우 신당은 폭발력을 가질 것이란 견해도 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당 지도부의 비대위 참여 요청을 거절한 데 이어, 측근인 송호창 의원의 조직강화특위(이하 조강특위) 위원직을 사퇴하도록 하는가하면, 원외에 있는 측근들에게는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모하지 말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몫 부대변인으로 지난 7월부터 당 상근부대변인을 맡아온 강연재 변호사도 부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당과의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당과의 관계에서 몸을 사리는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마찬가지다.

실제 박 시장은 지난달 26일 문 비대위원장이 개최한 첫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으며, 앞서 지난 9월 당이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을 불러 문희상 비대위원장 지명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손학규 고문 당의 복귀 요청을 수차례 거절
비노 진영 인사들로부터 당대표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 역시 ‘지역주의 극복이 먼저’라며 전대 출마를 고사했고,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당의 복귀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고 현재 전라도 토굴에서의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원내외 비주류 그룹으로 분석되는 ‘구당구국’ 모임의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한 일부 동교동계 인사들도 “지금의 당으로는 집권 희망이 없다”며 신당 창당 불가피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교동계가 노골적으로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것도 역으로 신당 창당론에 기운 사람들이 그만큼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2·8 전대직후 야권 분열 시나리오 중 하나는 친노계에 반감을 표출하는 텃밭(호남)의 민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세력대결에서 취약한 비노진영에 친노를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일 수도 있다. 전대 후 야권이 재편될지는 속단할 순 없으나 현 시점에선 친노계의 당권 장악이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친노진영 관계자는 이날 “박근혜 정부와 잘싸워 정권을 되찾아올 생각을 하기도 모자라는 판에 내부 분열 책동과 협박정치로 이득을 보려한다. 누구는 안된다는 식의 뺄셈 정치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노진영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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