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토피면 가족도 시름시름

산업 / 장해리 / 2008-11-10 09:59:01
엄마 죄책감.스트레스 등 심리적 고통 커

전문가 "개인보다 국가차원 접근 필요"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이 있을 경우, 가족의 생활과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 어머니의 경우 죄책감과 스트레스 등 심리적 고통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 구성원 또한 정서적 문제에 노출되고 있음이 드러나, 아토피에 대해 개인차원의 접근이 아닌 국가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육아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지후맘의 맘스홀릭’과 ‘한국 스티펠’은 영, 유아 자녀를 둔 여성 2307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이 가족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죄책감을 느꼈다’는 응답이 41%로 나타났다. 주로 본인의 아토피가 유전됐다는 의심 혹은 인스턴트나 밀가루음식 등 임신 중 식생활의 후회 등을 이유로 꼽았다. 3명 중 1명은 자녀가 아토피를 가졌다는 사실에 대해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는 응답도 약 12%로 나타났다.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은 가족의 정서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토피가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5점 리커트 척도’로 조사한 결과 평균 3.27점으로 ‘보통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의 정도가 심할수록 어머니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가파르게 증가하였는데, 아토피 피부염의 정도가 가장 심한 경우 평균 4.89점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자녀를 둔 여성 응답자들의 스트레스 정도는 5점 척도에 3.36점으로 ‘보통 이상’의 수준이었으나, 아토피 증세가 심할수록 스트레스 정도가 급격히 증가함이 나타났다. 또, 본인의 스트레스가 클수록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와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가족과 환자의 고통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응답자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98시간 이었으며 자녀의 아토피 정도가 심할수록 수면시간도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피부과 전문의 김범준 교수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은 본인의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인에서 보다 어린 자녀의 경우 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빈도가 높다. 또한 학령기의 자녀가 아토피를 앓을 경우 가려움증이나 집중력 장애로 인해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자녀문제로 인해 경우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사를 하는 등 생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가족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에 대해 자녀에 대한 걱정 증가가 38.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지출 증가, 외출 감소, 외식 감소, 수면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다.


아토피 피부염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한 국가차원의 의료, 경제, 환경적 지원에 대한 논의는 이미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실질적인 정부차원의 관리를 위해 ‘환경보건법’ 등이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자녀의 아토피 발병이 양육자의 스트레스와 가족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아토피로 인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편 2007년에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여성이 직장을 사직하는 이유 중 자녀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가정의 고통이 단순히 개인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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