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짜'는 없다

산업 / 전성운 / 2012-07-06 10:59:50

무상급식 재원이 바닥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애초부터 ‘무상급식’같은 건 없었다. 돈 많은 누군가가 ‘사재’를 털어 밥을 먹여 준다면 이는 무상급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특정세력이 ‘무상급식’이라고 부르는 정책의 재원은 전부 ‘국민의 세금’이고 이는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다.


엄연히 돈을 내고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임에도 그들은 이것을 ‘무상급식’이라 부른다. 이런 식이면, 수십년간 나라를 지켜온 군인들은 수십년간 무상급식을 먹어온 셈이고, 수십년간 국회에서 격투기를 해온 국회의원들은 무전취식에 무상복지 혜택까지 받아온 셈이다.


이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휴대폰 요금’을 생각해 보자. 근 몇 년 사이 국내 휴대폰 시장은 고가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변했고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위한 소위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은 필수가 됐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월 5만4000원을 내면 ‘휴대폰’도 공짜에 무료통화 300분까지 드립니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이는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개드립’이다. 새빨간 거짓말이며, 말도 안 되는 사기다.


사용자들이 내는 5만4000원 속에는 고가의 스마트폰 값도, 음성 통화 비용도, 데이터 통신 비용도 ‘모두’ 포함돼 있다. ‘스마트폰 요금제’는 전형적인 ‘끼워팔기’ 상품으로 흔한 악덕상술의 한가지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동통신사는 ‘공짜’를 외쳐댄다. 그리고 언론은 받아쓴다. 새누리당은 ‘무상급식·무상보육’을 외치고, 언론은 받아쓴다. 사람들은 이게 정말 ‘공짜’라고 믿는다. 전형적인 ‘아젠다 선점’과 ‘프레임 씌우기’다.


사람들이 ‘공짜’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이들은 본색을 드러낸다. ‘카카오톡’ 때문에 수입이 줄어들고 적자에 시달리며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불이익이 간다고. ‘공짜’로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는 비용 때문에 ‘4대강 사업’ 적자를 메울 길이 없고,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며 ‘인천공항’을 매각해야 한다고.


그러나 국민들은 이미 ‘세금’을 내고 있으며 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결정할 권한이 있다. 또 불법적인 일만 아니라면 구입한 데이터 용량으로 무엇을 하든 비싼 휴대폰 요금을 내고 있는 사용자의 자유다.


이동통신사는 사용자의 ‘카카오톡’, ‘보이스톡’ 사용을 막을 권한이 없다. 막겠다는 것은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는지 감시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국민은 자신들이 낸 세금이 ‘4대강 적자’를 메우는데 쓰이는지, ‘새빛둥둥섬’을 띄우는데 쓰이는지, 아니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쓰이는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비용을 지불했고, 선택할 권리는 국민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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